유혜련이 만난 사람

박현숙 교수-레이디타임즈 인터뷰

레이디타임즈 2014. 2. 8. 10:02

3분클릭 교수님의 행복론 인간관계 전도사 박현숙 외래교수를 만나다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가운데 1위다. 우리나라는 어쩌다가 이혼의 천국이 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충남대 박현숙 외래교수를 만났다. 

“성인이 되면 연애를 통해 한 여자와 한 남자로서 인정받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연애가 시작되고 시간이 가면서 서로에게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통해 성숙한 여성이 되고 남성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성숙한 여성과 남성이 되기도 전에 아내와 남편이 되고 엄마와 아빠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 높은 이혼율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가족문화, 사랑과 결혼학, 가족 상담학 등을 주제로 28년을 대학강단에 서온 그녀는 인간관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충남대와 카이스트, 중부대 등에서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성숙한 여성과 남성이 되어 행복한 가정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그녀의 강의는 매학기 3분 만에 수강신청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 폭발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그녀는 3분클릭 교수님으로 불린다. 처음엔 가볍게 듣고 학점이나 따자는 마음으로 신청했던 학생들도 수업이 진행될수록 진지해진다. 학생들의 진지한 눈빛은 강의실의 전등불이 무색할 정도로 반짝인다.  

“수업에 몰입하는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성숙한 남성과 여성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이끌어 가는 교육이 이루어졌다면 지금보다는 이혼율이 낮아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녀는 사랑, 결혼, 가족, 출생, 성장 등의 삶의 사이클을 경제학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그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랑이다. 삶의 사이클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학문적으로 정의하여 자신이 살아온 경험들을 통해 재투영해 주는 그녀의 강의는 학생들에겐 흥미진진한 시간이다. 

여기에 타고난 섬세함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이름과 별명까지 외우며 그들에게 존재감과 소속감까지 심어준다. 존재감과 소속감이야말로 결혼생활을 끝까지 지속할 수 있는 최고의 요소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녀의 강의가 학생들의 감성을 강력하게 터치하는 이유로는 성공신화가 아닌 행복신화라는 점에서다. 성공신화만을 최고로 여겼고 그로인해 상대적 절망감을 느꼈던 젊은이들을 행복신화를 통해 다시금 회복시켜 준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고 연습하다 보면 행복해진다는 것이 평소  그녀의 행복론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되도록 행복을 많이 느끼도록 유도한다. 학생들에게 이성교제를 많이 해 보도록 미션도 부여한다.  3분클릭 교수님의 행복론은 학생들의 가슴에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놓았다.
 
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그녀가 활동하는 삶의 영역은 무척이나 넓다.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대전지부 회장, 더한힘리더십학교 교장, 대전지방법원 협의 이혼 상담위원, 대전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 통일부 통일교육 중앙협의회 중앙운영위원 및 대전지역협의회 교육위원, 대전가톨릭 가정폭력상담소 상담원 등으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이혼을 생각하는 부부들을 상담하다 보면 준비 없이 결혼한 부부들이 너무 많습니다. 남편의 경우 아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배운 적이 없기에 폭력이나 우격다짐으로 대하므로 상처를 주고 이 상처들로 인해 아내로 하여금 결국엔 헤어질 결심을 하게 하는 불행한 사태를 상담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을 느낍니다.”

많은 위기의 부부를 상담하는 그녀도 한 남자의 아내이며 두 딸의 엄마지만 완벽하지만은 않다고 고백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을 배려하고 품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한다고 했다. 그녀를 아는 지인들은 그녀를 행복한 여자라고 귓뜸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인생이 재미있어집니다. 저를 빼어 닮은 두 딸들을 보면서 엄마로서 행복을 느끼고 함께 늙어가는 남편을 보면서 왠지 측은하고 애틋한 마음이 새록새록 느껴지면서 일상의 작은 소소한 일들이 모두 소중하게 생각되네요.” 

지인들에게 행복한 여자로 인정받은 그녀는 결혼이란 완벽한 존재들의 결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상대라면 충분히 함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했다. 또한 모든 관계의 답은 단점을 보듬고 갈 줄 하는 아량이라고 조언한다.  

<3분클릭 교수> 박현숙 교수를 만나면서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OECD국가 가운데 꼴등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느낌이 들었다. 서로를 측은하게 여기고 안쓰럽게 여기는 성숙한 아내와 남편 사이에선 절대로 이혼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것이 인생목표라는 그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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