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인수 회장 -레이디타임즈 인터뷰
한계를 넘어서라 장애인자립생활의 대부 <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인수 회장>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2014자립생활(IL)컨퍼런스>에서 대전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인수 회장이 국회의장상을 수상했다. 대전.충청지역에 장애인자립생활 이념을 뿌리내리게 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가 장애인이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린 사람이다.
그가 장애인자립생활에 대한 꿈들을 대전에 펼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그해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장애인자립생활 프로그램이 도입된 해이기도 하다. 그는 16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되면서 장애인복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 수집 및 전문지식을 공부해 오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한발 앞서 장애인자립생활의 터전을 대전에서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장애인하면 그저 도움을 받는 존재로만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립일 것입니다. 장애인들의 자립은 비장애인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장애인들에게는 자존감을 갖게 한다는 면에서 앞으로 추구해 나아갈 복지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홀로서기 프로그램인 장애인자립생활이란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지 이미 오래다. 장애인자립생활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70년 미국에서부터다. 장애인의 생활전반에서 선택권 및 자기결정권 등을 장애인 스스로에게 부여하자는 기본인권이 바탕이다.
“처음 장애인자립생활 개념이 도입될 당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심지어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장애인자립생활과 관련한 내용들을 얘기하면 감을 잡지 못했을 정도니까요. 처음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들은 순간 앞으로의 복지패러다임이 될 것 이라는 것을 감지하면서 적극적으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더군요.”
자립생활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들은 주택서비스(지역 내 접근권이 보장된 임대주택 조사확보 및 열람 서비스, 주택 개조 서비스), 자립생활 기술훈련(신변처리, 보장구의 사용, 요리, 세탁, 청소, 물건사기, 소비생활에 대한 지식, 법률, 성생활, 레크리에이션, 직업생활의 준비), 동료상담, 활동보조서비스 및 이동서비스 등을 제공 받게 된다.
지난 2003년부터 실시된 장애인자립생활 지원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실제로 참여한 장애인들의 반응도 대다수가 만족하다고 말한다.
대전이 장애인자립생활의 멘토로 자리매김을 하게 한 그는 공부하는 복지단체장으로 유명하다. 그가 장애인단체장이 되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있다면 공부하는 단체장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그의 평소 지론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복지를 위해서 복지전문지식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목원대학교 산업정보대학원 사회복지학과와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도 졸업했다.
“제가 장애인이 되었을 당시만 해도 공부를 하려는 장애인단체장은 별로 없어 정말 의아했지요. 그래서 저만이라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 복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하려면 전문적인 지식의 바탕이 되어 있어야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와 관련한 자격증은 모두 취득했다. 사회복지사, 케어복지사, 가정폭력상담사, 보조공학사 등등. 이러한 복지관련 전문자격을 갖추고 <(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사><대전장애인자립생활총연합회장>대전장애인편의시설촉진단 서구팀장><보건복지정보개발원 활동보조위원회 대전자문위원><서구장애인복지위원회위원><보건복지부 제도개선위원>등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지난 2009년에 조직한 서구 장애인 사물놀이단이다. 평소 전통놀이에 관심이 많았기에 대학에서 전통공연예술학과에 진학해 공부까지 했다. 사물놀이단을 조직한 목적도 역시 장애인재활치료에서였다. 올해로 5년째인 사물놀이단은 대전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마다 흥겨움을 더하는 무료봉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전통악기를 연구 및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누구나 와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고 우리나라 전통악기의 흥겨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것이 소망입니다.”
인터뷰 하는 도중에도 잘린 다리에 통증으로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두드린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장애란 한계라고 인정하지 않는 한 결코 한계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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