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발도르프학교-발도르프 교육전도사 최명숙 -레이디타임즈인터뷰
발도르프 교육 전도사 유아용품 디자인 기업 ㈜ 꿈비 최명숙 대표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공교육의 입시위주란 한계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의식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선 제대로 된 교육을 해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진지 오래다. 대전에서도 발도르프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해 보자는 조용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움직임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꿈비의 최명숙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유아용품 회사인 ㈜꿈비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녀가 들려주는 대전에 발도르프학교가 세워지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으면서 그녀를 발도르프 교육 전도사라 부르기로 했다.
자녀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그녀에게 어린 시절의 꿈을 물었더니 이내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든다. 감 농사를 짓는 가난한 집안의 맞딸로 태어난 그녀의 어린 시절은 기약할 수 없는 미래로 인해 우울하기만 했다. 하지만 가난을 한탄하고 있기엔 너무나 자존감이 강했던 그녀. 일찍부터 생업전선으로 나섰고 주경야독으로 4년제 대학까지 마친 후 결혼 전까지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만큼 아이들은 자신과는 다른 환경과 다른 교육 방식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육아법과 양질의 교육에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은 엄마가 된다. 첫아이 출산 후 또래 엄마들과 다양한 육아 관련 서적을 읽는 독서모임을 시작한다. 먹거리, 교육, 놀이 등 다양한 육아 관련 지식들을 나누며 행복한 육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공동육아에 이어 대안교육으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결심한다.
대안교육을 선택한 것은 입시위주의 공교육의 시스템보다는 아이의 타고난 특성과 발달단계에 맞춰가는 교육이 아이들과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공주에 위치한 대안학교였다. 하지만 등교를 거부하는 둘째 아이로 인해 대안교육에 대한 회의는 깊어만 간다. 등교문제로 아이와 씨름하면서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는데 왜 그럴까란 고민을 하던 중 발달과 개별성에 맞춘 발도르프 교육법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현재 많은 곳에서 발도르프 교육법을 접목하고 있지만 곁가지로 파생된 교육이 많고 아이들의 발달에 맞게 아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기교육을 하는 곳은 많지 않으며 어떤 곳은 발도르프 교육이 어떤 것인지 조차 모르면서 적용하는 곳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회의감은 깊어만 갔지요. 그래서 공동육아와 대안교육을 함께 하던 부모들과 발도르프 공부모임을 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발도르프 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발도르프 공부모임을 한지 2년만에 함께하던 학부모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학교를 세워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드디어 지난 2015년 2월, 5가구의 부모들이 모여 준비모임을 하게 되었고 이후 2가구가 더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7개월 후인 2015년 9월, 유성구 구암동에 ‘대전발도르프킨더가르텐 씨앗’이라는 이름으로 유치원이 오픈되었다. 이어서 2016년 9월 학생 수 4명(1, 3, 4, 5학년)과 교사 2명으로 대전자유발도르프 학교가 정식으로 문을 열게 된다.
대전에 발도르프 학교를 세우면서 그들의 소망은 두 가지다. 첫째는 학교는 아이의 정신과 영혼과 몸이 건강하게 자라는 터전이며 아이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온전히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발도르프학교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는 일이다. 둘째는 대안교육의 불모지라는 대전에 처음으로 발도르프 교육이 시도되기에 가시적인 교육효과를 통해 공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홍보를 위해 독일의 발도르프 교육현장에서 일하시는 라인힐트 브라스 교수를 초청한 특강과 함께 입학 설명회 개최를 하면서 대전 학부모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확인하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참고로 발도르프 교육은 1994년 유네스코 제44차 세계교육장관회의에서 21세기 개혁교육의 모델로 선정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교육법이다. 발도르프 학교가 처음 세워진 것은 1919년 독일에서다. 아스토리아 담배 회사를 운영하는 에밀 몰트의 요청으로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의 제안으로 발도르프 학교가 세워진다. 이후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14개 학교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1천여개의 발도르프 학교가 세워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대안교육의 하나로 출발하면서 지난 2002년 과천발도르프자유학교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광주, 인천 등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반가운 것은 우리나라 최초로 공교육에 발도르프 교육을 접목한 학교도 생겨났다. 바로 강원도 고성의 공현진 초등학교다.
대전에 발도르프학교가 세워지고 나서 그녀의 집안 분위기가 바뀌었다. 등교거부로 인해 지옥 같던 아침이 행복한 아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한 표정도 밝아지고 매사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아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는 것은 엄마로서 최고의 행복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유아용품 회사인 ㈜ 꿈비의 매출도 해마다 상승곡선이다. 최초로 인디언텐트를 상품화 시킨 업체로 알려진 ㈜꿈비. 동생과 단둘이 창업한 회사지만 현재는 25명의 직원이 일하는 규모가 되었다.
“동생이 인디언 텐트를 만들어서 선물로 주었는데 주변 엄마들이 너무 예쁘다는 거예요. 당시엔 그런 텐트를 사려면 가격이 30만원이나 했었기에 아이들에게 사주기엔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렴한 가격으로 상업화시켜 보자고 해서 만들었고 정식으로 창업을 하게 되면서 유명 쇼핑몰에 입점도 되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무척 좋았습니다.”
꿈비의 모든 제품은 소량 발주 방식으로 생산된다. 머그컵, 쿠션, 이불, 할로윈 소품, 크리스마스 소품, 매트 등을 비롯해 1천여가지가 넘는 제품이 있다. 특히 인디언텐트와 함께 최초의 디자인 매트인 폴더매트는 엄마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제품이다. 북유럽풍의 디자인이라 엄마들 사이에선 <북유럽매트>로 불린다.
북유럽매트가 엄마들의 필수품으로 인기폭발인 이유는 이렇다. 아이들이 뛰면서 발생하는 소음을 흡수해 층간소음을 잡았다. 또한 폴더처럼 여러 개를 연결해 사용이 가능하고 하나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계속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디자인이라 경제적이란 장점까지 더해진 실용적인 매트다.
최근엔 <육아바인더>도 출시했다. 아이의 탄생부터 매일매일 커가는 모습을 기록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포켓포토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찍은 아이의 모습을 바인더에 첨부할 수 있는 기능도 접목했다. 현재 육아바인더는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엄마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성장하는 아이의 빛나는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고 육아 노하우가 담긴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돌잔치에 사진전시와 함께 육아바인더를 전시하면 엄마가 아이를 소중하고 살뜰하게 키운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결혼해 부모가 되는 자녀에게 선물로 주는 것도 의미가 크리라 생각됩니다. 결혼한 자녀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어 대를 이어 건강한 육아법과 부모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정직하고 프로패셔널하면서 아름답고 실용적인 제품을 제공함으로 육아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디자인 기업 ㈜꿈비. 육아는 국력이라는 그녀는 엄마들이 육아를 좀 더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꿈비가 담당하고 싶단다. 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제품 구상에서 생산까지의 전 과정이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어진다.
엄마로서 기업가로서 발도르프 교육 운동가로서 늘 바쁘고 분주하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산다. 밤을 낮 삼아 고민하고 연구해 만든 제품들을 가볍게 모방하고 쉽게 따라하는 이들로 속상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본다.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남편과 아이들, 동료와 친구들이 곁에 있기에 오늘도 스스로를 다독인다.
최명숙 괜찮아!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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