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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으리라

레이디타임즈 2012. 10. 6. 07:29

죽으면 죽으리라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모처럼 한가한 저녁을 보내게 되어 텔레비젼을 틀었더니 <왕과의 하룻밤>이란 영화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제법 로맨틱한 영화 제목에 끌려 채널을 고정시켰다. 제목처럼 진짜 로맨틱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라 소개해 본다.

 페르시아로 끌려와 노예로 살던 유대인 중에 하닷사란 총명한 소녀가 삼촌인 모르드게와 살고 있다. 당시 페르시아를 다스리던 왕은 아하수로에 왕이었고 그에겐 아름다운 왕비가 있다. 어느날 왕은 잔치를 베풀고 왕비는 왕의 잘못된 정치력에 불만을 표시하며 잔치 참석을 거부한다. 하지만 왕비를 폐위시키고 자신들 편에 서는 새왕비를 들이려는 아드만사 왕자와 이를 추종하는 하만의 계략에 동조하며 초대된 사람들은 아름다운 왕비를 보여달라고 왕에게 소리친다. 

소리치는 군중의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던 왕은 참석할 수 없음을 알고서도 왕비를 데려오라고 명한다. 그러나 왕비는 잔치 참석을 끝내 거부한다. 계략을 꾸민 아드만사 왕자와 하만은 왕의 명령을 거역한 왕비를 폐위하라고 부추기고 왕은 왕비를 폐위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왕비를 간택하고자 전국의 처녀들을 궁으로 잡아들인다. 

그 중엔 유대인 소녀 하닷사도 있었다. 하닷사는 유대인임을 속이기 위해 이름을 에스더로 고치고 궁으로 들어간다. 궁으로 끌려간 처녀들은 왕과의 하룻밤을 위해 몸단장을 시작하지만 에스더는 다른 처녀들과 달리 외모나 보석에는 관심이 없고 궁전 가득한 두루마리 책에만 관심을 보인다. 

이런 에스더의 지적인 아름다움에 끌린 아하수로에 왕은 그녀를 왕비로 간택한다. 자신들이 미는 처녀가 왕비로 간택되지 못하자 아드만사 왕자와 하만은 왕을 독살하려 한다. 하지만 에스더의 삼촌 모르드게에 의해 실패하자 유대인을 말살하려는 새로운 음모를 꾸민다. 이들의 음모로 아하수로에 왕은 유대인을 말살하는 것을 허락한다. 왕비 에스더는 민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왕비가 되었음을 깨닫고  ‘죽으면 죽으리라’란 각오로 목숨을 걸고 왕에게 청원함으로 민족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그 당시 페르시아에서는 아무리 왕비라도 왕이 부르지 않았을 때 왕에게 나아간다는 것은 커다란 반역으로 죽임을 당하던 시대였다. 에스더 왕비처럼 ‘죽으면 죽으리라’란 각오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옻칠의 대가 전용복 장인이다.

옻칠은 원래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것임에도 현재는 일본이 종주국이 되었다. 일본 이와태현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옻칠미술관인 <이와야마칠예미술관>이 있다. 하지만 이 미술관의 관장은 일본인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인 전용복 장인이다. 

그가 세이코사와 합작으로 만든 옻칠과 자개로 만든 시계는 6억8천만원에 팔려나갈만큼 그는 옻칠의 대가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삶이 부패하는 건 매일매일을 습관처럼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의 말처럼 매일매일을 습관처럼이 아닌 ‘죽으면 죽으리’란 각오로 살았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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