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련이 만난 사람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 인터뷰-레이디타임즈

레이디타임즈 2014. 3. 14. 11:12

900냥의 가치를 제대로 알자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속담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은 900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이다. 이 900냥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주는 남자를 만났다. 바로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이다.


 30여년을 안경사로 살아온 그는 눈과 관련해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은 남자다. 지인들은 이런 그가 대한안경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라고 귓뜸이다.  


협회장이 되면서 그가 발 벗고 나선 일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시력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일. 두 번째는 안경사들이 전문인 및 보건의료인으로서의 권익을 보호받는 일. 세 번째는 우리나라 안경사들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 등이다.

 

그는 아이들의 시력보호는 당연히 국가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행 학교 보건법상 학생들의 시력검사를 의무화 하고 있지만 안경 착용과 사후 관리는 온전히 학생들의 몫이다. 시력검사만을 의무화하고 관리는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지면서 아이들의 시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현재 제대로 시력을 관리하고 있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시력 저하의 부작용은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교육복지의 순도을 높이기 위해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경의 착용 시기를 놓치거나 제때 교체하지 못해 고통 받는 아이들의 대해서는 방치됨으로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교육현실입니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는 아예 안경착용은 물론 교체시기마저 놓치는 것은 다반사이기에 안경사들이 아이들의 시력보호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대한안경협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에 건의해 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한안경사협회차원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시력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숨이다. 그가 운영하는 태평동에 위치한 <이미지 안경원>에서도 자매결연 맺은 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들에게 3년째 무료안경을 제공하고 있다.  


“해마다 대한안경사협회 소속 4만여명의 안경사 회원들이 지역적으로 1만2000여명에게 무료로 안경을 지원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8억원이 넘지요. 하지만 아직도 무료로 안경을 지원해 줘야 하는 대상은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이나 있기에 협회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시력관리 뿐만 아니라 그가 걱정되는 것은 또 있다. 청소년들이 쉽게 구입해 착용하는 미검증 서클렌즈와 컬러렌즈, 무도수 미용콘택트렌즈, 선글라스 등이다.


"검증되지 않은 선글라스나 미용콘택트렌즈의 경우 장시간 사용시 빛의 반사나 투과력,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져 눈이 피로하고 최악의 경우 백내장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규제할 법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지만 그가 회장을 맡으면서 이뤄낸 성과도 많다. <저소득층 안경지원 사업 활성화> <안경사전문인 및 역량확대> <시력보정용 안경 및 콘택트렌즈 전자상거래 금지> <일반인 법인안경원 개설 저지> <안경사면허 신고제 시행(2014.11월부터)> <2009년 서울국제광학전 개최> <2013년 아시아태평양검안학술대회 한국 유치> 등이다.  


특히 <서울국제광학전>과 <2013 아시아태평양검안학술대회> 등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 안경사들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는 성과를 이뤄낸 것도 큰 성과다. 하지만 회장으로서 세계적인 행사를 치러내면서 잘못된 규제로 인해 우리나라 안경사들의 우수성이 백배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0월 국제학술대회에서 모든 국가의 안경사들이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한국에서만은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전 세계 옵트메트리 협회장과 아시아․태평양 옵토메트리 협회장 등이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들과 함께 국회를 방문하여 타각적 굴절검사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을 설명하면서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냈다는 자부심보다는 협회장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현재 우리나라는 시력검사에 필요한 타각적 굴절검사(안광학적기기)를 안경사가 아닌 안과의사가 담당한다. 안경사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안경사 업무 장비를 제한하다 보니 편리한 장비들이 쏟아져 나와도 그 장비들을 마음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제한이 많다. 그런 면에서 시력을 교정하는 안경사는 국민에게 정확하고 편안한 안경을 제공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경사들의 불만이다. 


타각적 굴절검사의 경우 안경사들이 사용할 수 있다면 안경을 맞추기 위한 첫번째 단계에서 눈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조기 발견된 증상들을 안과 의사와 협력해 적기에 치료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해 이제는 손톱 밑에 가시 같은 잘못된 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이정배 회장. 그의 간절한 호소는 단순히 안경사들의 이익만을 위한 호소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간절한 소망은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를 통해 이 말이 사실임을 올해가 가기 전에 확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