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구곡도놀이를 개발한 강주현 전통놀이연구가를 만났다. 그는 지난해까지 대전 서구 기성동의 동장으로 재직했다. 동장으로 전통놀이연구로 바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얼마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 동장직을 사직했다. 현재 그는 암과 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놀이 연구에 대한 열정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어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
청년시절부터 농촌계몽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공무원이 되면서 사라져가는 전통놀이에 주목하게 된다. 현재 그가 개발한 전통놀이로는 <대한구곡도놀이>를 비롯해 <시패놀이> <유객주> <신저포놀이> 등이 있다. 이들 놀이들을 모두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수정 보완해 새롭게 탄생시켰다.
“정년퇴직을 하면 본격적으로 잊혀져 가는 우리의 놀이들을 발굴해 새로운 놀이문화를 탄생시켜 보려고 항상 꿈꾸고 있었는데 암으로 인해 꿈꾸던 전통놀이연구가의 길을 미리 걷게 되어 그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대한구곡도놀이는 전통놀이 람승도놀이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놀이다. 지난 2010년 8월 한국해외문화교류 이사로 몸담고 있는 그가 제3회 해외문화교류를 통해 대한구곡도놀이를 중국인들에게 소개했다. 놀이 세트도 전달했다. 대한민국의 필수 기본지식을 모두 담고 있는 놀이이기에 우리나라를 알리고자 자비로 제작했다. 대한구곡도놀이 시연에 동참한 중국인은 물론 한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
대전장대초등학교 5학년4반에서도 대한구곡도놀이가 시연되었다.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은 놀이가 절정에 치달을수록 환호성을 울린다.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 더 신난다. 어렵게 외우지 않아서 부담감도 없다. 놀이판에 새겨진 9계곡을 굽이굽이 돌고나면 어렵기만 했던 사회과목에 자신이 붙는다.
정우진 군은 “대한구곡도놀이를 하면서 사회 시간에 배웠던 정부조직이나 산맥이름 등을 외우지 않고도 놀면서 저절로 알게 되었다. 국어나 영어, 수학, 미술 등의 과목도 놀이와 접목해서 하면 재미도 있으면서 누구나 우등생이 될 것 같다”고 놀이소감을 들려주었다.
대한구곡도놀이이는 1곡에서 9곡까지 어느 것 하나 놀이판에서 그냥 지어진 것은 없다. 단순한 나열식 놀이가 아니다. 제1곡-연혁·인물(역사) 제2곡-강산·지리, 제3곡- 정부조직, 제4곡-특산물, 제5곡-민속놀이, 제6곡-국보(문화재), 제7곡-꽃·나무, 제8곡-강산·명승지 제9곡-희망의 나라(우리나라의 세계적 자랑거리)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과목을 통해 알아야 할 우리나라에 관한 필수 기본 지식이 총망라 되어 있다.
특히 제8곡에서는 우리나라 강산을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표기해 한반도의 지리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익혔던 우리나라의 지형은 일본인 지질학자인 ‘고토 분지로’가 한반도를 둘러보고 발표한 것에 근거해 표기되었다. 대한구곡도놀이에서는 잘못 표기한 한반도의 지리를 놀이를 통해 바로 잡아 놓았다.
또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처럼 산을 나무로 비유해 큰 줄기에서 가느다란 줄기가 뻗어 나가는 산경개념도 접목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대한구곡도놀이는 놀이의 진행이 빠르게 전개되어 지루하지 않다는 것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제대로 보급만 된다면 스피드가 빠른 인터넷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놀이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놀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청소년들의 감각에 맞도록 개선하고 보완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풍부한 놀이문화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프로필-
전통놀이연구가
한국해외문화교류 부대표
국립민속박물관전통놀이 강사
우리전통놀이연구소 강사
전)대전 기성동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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