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련의 감성나들이

헤어진 모습 그대로 -동학사가는길에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39

헤어진 모습 그대로 유혜련의 감성나들이 식당 <동학사 가는 길에>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요즘 나는 드라마에 빠졌다. 제목이 <결혼의 여신>이다. 이 드라마가 나의 시선을 잡은 것은 OST 때문이다.

 

언젠가는 우리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가사다. 필이 꽂히는 노래 가사가 있으면 잠 잘 때 빼놓고는 싫증 날 때까지 흥얼거리는 나의 습관을 지겨워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우리 딸들이다.

그래도 난 고칠 생각 없다. ? 내가 좋으니까!

 

설거지를 하면서 이 가사를 또 흥얼거리다가 문득 작년 가을에 발달장애우를 돕자고 발벗고 나섰던 일일찻집의 멤버들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1천여만원의 거금을 모아서 한 푼도 남김없이 몽땅 기부를 한 후 유쾌하게 헤어졌던 사람들. 스스로를 향기로운 사람들이라고 칭했던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래서 일일찻집을 했던 장소인 동학사 입구에 위치한 <동학사 가는 길에>라는 식당으로 그들을 불러 모았다. 거의 1년 만에 다시 찾은 식당 <동학사 가는 길에>로 그때의 멤버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고향집에 온 것 같단다. 모처럼 모인 우리를 위해 손맛 좋은 주인장은 <능이삼계탕> <더덕구이>로 입맛의 향연을 베풀어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일찻집에 왔던 이들을 너나없이 과식하게 만들었던 <곤드레나물밥>도 서비스로 푸짐하게 차려졌다.

 

이곳에 음식이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 일일찻집에 다녀가신 분들 대다수가 단골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친정집 온 것처럼 푸근한 분위기에 너나없이 마음들이 솜사탕처럼 녹아버린다

 

모처럼 맛난 음식 나누고 반가운 마음도 나누고 우린 각자의 삶으로 손을 흔들며 떠나갔다. 멀어져 가는 이들이 아쉽지 않은 것은 언젠가는 우리가 다시 만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헤어진 모습 그대로...

 

위치 : 동학사 입구 (사거리 오른쪽)

문의 : 042)826 8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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