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련의 감성나들이

예산 김정희 고택-무엇으로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34

무엇으로... 감성나들이 <추사 김정희 생가>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예산에 사는 떡케이크 쉐프 김은영 씨를 만나기 위해 떠난 취재여행. 조금 부지런을 떨었던 탓에 여유가 생겨 추사 김정희 선생의 생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빗장 열어젖힌 고택은 뼛속까지 시퍼래지도록 녹음이 한창이다.

 

고즈넉함만이 가득한 고택을 기웃대고 있자니 삶의 무게로 축~ 처져 있던 자유로운 영혼이 슬며시 고개를 치켜든다. 칠십평생 벼루 10개, 붓 1천 자루를 몽당으로 만들면서 탄생한 추사체. 보면 볼수록 어떤 법도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글씨다.

 

그의 서체처럼 굴곡 많은 여정을 살았던 김정희. 영조대왕의 사위였던 증조할아버지를 둔 명문가에서 태어나 규장각 대교와 병조참판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55세때 정치적 분란에 휘말려 제주도 귀양에 이어 북청으로 또다시 귀양을 간다. 귀양살이에서 돌아 왔을 때에는 이미 늙고 병든 몸이 되었다.

 

시련은 겪는 이들에게 삶의 보편적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하는 모양이다. 고단한 삶을 추사체라는 더 큰 가치로 승화시켰던 김정희.

 

나는 삶의 고단함을 무엇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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