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만이 해답이다. 문지초등학교 강창희 교장
박윤아 기자 | pys0308@hanmai.net
대전문지초등학교(이하 문지초)로 들어서니 아이들의 인사말이 다른 학교와는 다르다. <안녕하세요>란 인사말 대신 <존경합니다>라고 아이들이 인사를 한다. 또한 <존경합니다>란 아이들의 인사에 선생님들은 <사랑해>라고 화답한다.
이런 새로운 인사말이 오가면서 아이들의 인성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장난치며 새새거리다가도 의젓하게 자세를 갖추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바르게 자라나는 꿈나무의 모습이 감지된다.
“문지초 아이들의 대다수가 졸업 후엔 이웃하고 있는 문지중학교로 진학을 하게 됩니다. 상급학교에 진학한 우리 문지초의 아이들을 보시고 주위 분들이 다들 모범학생이라는 칭찬을 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교장으로서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특별한 인사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문지초 강창희 교장의 하루도 언제나 특별하다. 매일 출근과 동시에 전직원에게 특별한 긍정의 문자를 보낸다. 내용을 하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특별한 기회를 잡아서 위대한 것으로 만들라(양창순 저,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중에서), 좋은 아침 시작이군요. 오늘도 사랑하는 아이들과 신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특별한 문자를 받은 문지초의 전직원들은 아침마다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되고 만다. 행복 바이러스의 효과는 그야말로 강력하다. 선생님 한분의 행복으로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동료들이 행복하고 그 주변의 모든 것이 행복해지며 긍정적으로 변하니 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원회의 시작 전에는 노래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감성을 터치하는 노래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학교를 이끌어 나가는 그녀도 행복 바이러스로 통한다.
그녀의 교육철학은 긍정이다. 긍정의 힘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그녀는 굳게 믿는다.
“교육자로서 작은 것 하나부터 긍정적인 의지를 가지고 대하다 보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요즘 학교폭력에 대한 답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믿어요. 말썽쟁이 아이라도 장점은 반드시 있거든요. 그런 장점을 발견해 지속적인 관심으로 격려하고 좋은 인성으로 바로잡다 보면 모범학생으로 변화되는 체험을 많이 했거든요.”
평소 후배 교사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의 작은 끼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시선을 가지라는 것이다. 선생님이 긍정적인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서 한 아이의 미래가 바뀌어지는 기적이 교육역사에서 수없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장으로서 그녀는 문지초에 다양한 변화의 바람을 일게 했다. 그 첫 번째가 힐링바람이다. 지난 10월16일 <제1회 화봉골 힐링체험 축제>를 통해 문지초의 아이들은 벼 베기를 했다. 봄부터 운동장에 100여개의 화분에 아이들이 손으로 직접 모내기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정성껏 가꾼 벼에 누런 황금이삭이 달리는 모습을 보며 교사와 아이들의 가슴은 풍요로움으로 가득 찼다.
축제를 통해 추수 과정인 벼 베기와 타작체험도 했다. 추수한 쌀은 비록 얼마 되지 않아도 감성으로 느낀 풍요로움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교육효과를 안겨주었다. 이외에도 떡메치기, 인절미 만들기 등을 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그야말로 힐링이 무엇인지를 터득하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전교생과 선생님들의 오카리나 연주가 축제를 한층 빛나게 하기도 했다.
그녀가 일으킨 두 번째 바람은 씨름부의 활성화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잘 놀아야 잘 큰다’는 평소 그녀의 지론에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이런 바람의 구심점에 항상 강교장이 있다. 씨름부는 지난 2012년 교장으로 부임한 그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면서 우승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제 41회 전국소년 체육대회에서 은메달, 제42회에서 동메달, 지난 10월 전국장사씨름대회 2위, 제5회 국민생활체육 전국어린이 씨름왕 대회 우승 등을 차지하며 사슴장사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많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문지초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2005년경 문지초에서 평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다시 이 곳으로 오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는데 그 바램 때문인지 다시 오게 되었네요. 신기한 것은 이 곳이 교장으로 첫 번째 부임지이자 교직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부임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문지초의 아이들이 소중하고 애착이 갑니다.”
그녀의 마지막 부임지로서 문지초에 거는 기대도 크다. 교사에게는 머무르고 싶은 학교, 학부모에게는 보내고 싶은 학교, 학생들에게는 가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더 많은 긍정을 심고 싶은 것이 꿈이다.
“우리 학교는 매해 졸업생들이 ‘꿈의 실현 20년의 서약’이라는 상자를 통해 자신의 꿈을 봉인해 놓고 있어요. 이제 2020년이면 드디어 첫 서약상자가 열릴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학교를 찾을 거라 믿어요.”
문지초등학교는 67년의 역사와 더불어 주변에 각종 연구소가 자리해 아이들이 과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접근성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교육 여건도 매우 훌륭한 편이다. 여기에 여성교장으로서의 섬세함과 긍정이라는 순풍으로 문지초의 항해는 오늘도 아름다운 순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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