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련이 만난 사람

대전문학관 강태근 관장을 만나다

레이디타임즈 2015. 12. 17. 16:43

아름답게 흔들리다 대전문학관 강태근 관장을 만나다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대전 동구 송촌남로 11번길에 대전문학관이 있다. 지난 2012 12월 오픈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도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위트 넘치는 강태근 소설가가 신임 관장으로 취임하면서 그 서먹함은 푸근한 편안함으로 바꾸어졌다.

 

그가 문학의 길로 들어선 것은 보문고 재학 시절 <1회 대한민국학생예술문화상을 수상>을 수상하면서q부터이다. 그래서 경희대 문예장학생으로 입학도 했다. 일찍부터 그의 문학성을 알아 본 황순원 소설가는 그를 애제자로 선택한다. 남다른 문학적 재능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던 그는 등단제도를 거부했다. 그로인해 문학계 참새들의 구설수에도 올랐지만 결점이 없는 것이 결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특출한 문학 재능을 입증함으로서 구설수를 단번에 소멸시킨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언제나 교수와 소설가였는데 그 꿈처럼 글쓰고 가르치며 살았으니 꿈을 이룬 셈이네요. 이제는 인생을 마무리할 노을이 지는 시점이지만 그래도 행복한 것은 석양도 나름대로 장엄한 멋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을이 드리워진 나이가 되기까지 그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교수로 강단에 섰지만 교수재임용법에 의해 해직되면서 교수로서의 꿈은 날개를 접는다. 이후 해직된 교수들을 대표해 해직교사협회 회장을 맡으며 20여 년을 거리와 법정에서 투쟁했다.

 

그 결과 304명의 교수를 복직시켰지만 재판에 이겼음에도 인정하지 않아 다시 6차례의 재판을 한다. 또다시 승소함으로 교원기간임용제 탈락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통과를 이끌어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슴 응어리가 풀리지 않은 것은  복직 소식을 접하기 전에  이미 홧병으로 숨진 교수들때문이다.

 

그는 20여 년의 법정투쟁은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사람들의 만찬>을 통해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약자를 대신해 고뇌를 딛고 일어서는 승리의 카타르시스가 고스란히 전달되어 온다. 가진 자의 파워에 대항함으로 결국엔 약자들을 위해 성대한 만찬을 차려주었던 그의 눈빛이 따스하지만 예리했다.

 

글쟁이는 글로 말해야 된다는 그는 많은 작품을 통해 침묵을 웅변으로 바꾸어 오고 있다.  <잃은 사람들의 만찬><네 말더듬이의 말더듬기><신을 기르는 도시> <연구서-한국현대소설의 풍자성 연구><글쓰기의 발견> <글쓰기 이제 이렇게 시작하자><논술 축지법> 등이다.

 

내년 상반기에 <잃어버린 사람들의 만찬>의 후속편으로 <이제 일어나서 가자>를 완성한 후에 나의 문학을 마무리 정리하는 의미로 그간 미발표 작품들을 출간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문학관 관장으로서의 발전 계획도 들려준다. 현재 대전문학관은 개관 3주년을 맞았다. 지난해엔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전국최우수문학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문제도 많다. 먼저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전의 향토서점 계룡문고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덕분에 앞으로는 작가와의 만남 등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들이 활성화될 예정이다.

 

관장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청사진도 있다. 문학관이 자리한 19만 평의 주변 환경을 예술공원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또한 문학관을 알리는 사보발행을 비롯해 수준 높은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할 다양한 계획도 있다. 1년이라는 짧은 임기지만 하루를 천년처럼 열정을 다질 각오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따스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대전문학관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작가들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문학관을 통해 질 높은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문학관을 후원하는 제도 마련도 시급하고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절실합니다. 많은 분들이 따스한 관심을 모아주시길 당부합니다.”

 

대전문학관 주변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다. 아름답게 흔들릴 줄 아는 사람에게 끌린다는 강태근 관장. 그가 관장으로 취임하면서 무채색으로 정체되어 있던 대전문학계가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다.  단풍같은 오색의 기대와 희망이 물들어 가고 있다.

 

논산 출생

대전 선화초/한밭중/보문고 졸

보문고 재학시 제1회 대한민국학생예술문화상을 수상

경희대 국문과(문예장학생 입학/석사 박사 취득)졸업

추부중학교/정산고/금산여고/성모여고 교사로 재직

배재대 겸임교수/ 고려대 인문학부 부교수 재직

 

대전.충남소설가협회 부회장

한국문화사업연구소 부소장

대전문인총연합회 부회장

해직교수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문예지 『문학마당』 창간 및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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