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파스텔 빛깔파스텔화 화가 이지연 작가를 만나다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부드럽고 포근한 그림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나는 파스텔화를 꼽겠다. 내가 아는 파스텔화 화가 중에 최고는 이지연 작가다. 그녀의 그림을 보면 부드럽고 따스한 파스텔화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그녀가 그리는 대상은 주로 동물들이다. 동물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그녀의 사랑스런 동물 그림을 처음 만난 곳은 공주 이미정 갤러리에서였다. 토끼, 기린, 병아리, 북극곰, 수달,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데려가고 싶어 안달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전국제아트쇼를 비롯해 아트프리마켓 등에서도 그녀의 작품들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래서 롯데백화점(대전) 문화센터에 파스텔화 강좌도 열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주제로 엄마와 아이가 놀이하듯 그리다 보면 미술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엄마들이 관심이 많아요. 엄마가 그린 파스텔화를 아이들 방에 걸어주는 것도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거든요.”
그리스어로 반죽하다, 개다란 의미인 파스텔(pastel)은 독일의 한스 홀바인과 프랑스의 장 클루에, 드가, 르누아르, 로트레크, 보나르 등을 비롯해 스위스의 클레 등의 화가들도 자주 사용한 소재다.
파스텔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 이탈리아 북부에서다. 하지만 파스텔화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들어서다. 특히 베네치아의 여류화가 로살바 카리에라(Rosalba Carriera)가 파리 상류층을 대상으로 파스텔로 초상화를 그리면서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후기 인상주의와 더불어 파스텔화가 급격하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조각이 전공인 그녀가 파스텔화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파스텔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파스텔화 강사인 친정 올케를 통해서였다. 파스텔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던 그녀의 잠자고 있던 예술끼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예술끼는 파스텔화를 시작한지 오래지 않아 파스텔이란 도구를 통해 활짝 피어나면서 많은 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대전교육청 평생학습관 우수강사전, 공주 원도심을 거닐다전(이미정갤러리), 봄빛채움전(이미정갤러리), 백제인의 예술혼전(공주문화원), 그리스도의선물(공세리성지), 미로전(보다아트센터), 한그림 내곁에전(이미정갤러리), 아트프리마켓(예술가의집) 등을 통해 파스텔화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하고 있다.
“결혼 후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저를 바라보는 예쁜 딸아이를 보며 위안을 삼았다가도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의 엄마만이고 누구의 아내이기만 한건가라는 문득문득 스며드는 회의감은 떨쳐버리기가 힘들더라구요. 조각을 전공하면서 꾸었던 많은 꿈들이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위기감이랄까. 그런데 파스텔화를 시작하면서 회의감대신 다시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삶이 다시금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타고난 예술성을 일찍부터 키워 준 스승은 중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이라고 회상한다. 온양중학교 재학 시절, 미술부를 지도하시던 선생님과 방과 후 열심히 그림을 그렸던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지금은 세종시 종촌 중학교 교감선생님이신 중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으로 인해 미술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을 보면서 미대에 진학할 꿈도 꾸었지요. 대학교 실기시험 날엔 선생님 댁에서 재워주시면서 제의 꿈을 응원해 주셨답니다.”
미술선생님과 함께 그녀의 꿈을 응원하는 또 한사람은 남편이며 조각가인 고재선 작가다. 대학시절 남편을 만나 10살이란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하면서 이제는 예술이란 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가 되었다.
“저는 햇병아리 대학생이었고 남편은 대학교 재학시절에 목우회 대상을 수상한 작가이면서 이미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고 나이차이도 많아서 감히 올려다 볼 수도 없는 대선배였기에 결혼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결혼 지금까지 곁에서 묵묵히 선배로서 응원자로서 남편이며서 아이들의 아빠로서 자상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대전에도 몇몇의 작가들이 작품에 파스텔를 접목하고 있지만 그녀처럼 파스텔화를 전문적으로 그리는 작가는 많지 않다. 전문 파스텔화 작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많는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있는 그녀. 자신만의 차별화된 파스텔화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의 파스텔 작가의 기법들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노력을 지금도 경주하고 있다. 지금은 그녀에게 파스텔화를 가르쳐 준 올케언니도 한 수 가르쳐달라고 할 정도로 그녀만의 섬세한 기법도 나름 터득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 주부로서 엄마로서 역할을 다한 후 작업을 하는 시간은 주로 아이들이 잠든 후다. 그녀의 그림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파워가 있다. 그 파워는 대전 뿐 아니라 공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발휘되고 있다. 그림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요청이 많아지면서 올해도 행복한 분주함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1월1일부터 갤러리 덤(채선당 플러스 가수원점 內)에서 개인전도 열었다. 오는 4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트부산(벡스코)을 비롯해 5월엔 서구힐링아트 등에도 러브콜을 받았다. 파스텔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5년부터 시작된 롯데백화점(대전점)문화센터의 파스텔화 강좌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랑이 식어가는 차가운 세상에 파스텔화를 통해 따스한 온기를 퍼트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많은 전시도 열고 싶습니다. 작가로서 가장 행복한 제 그림을 통해 누군가가 위안을 얻고 잠시나마 쉼을 얻는다는 것이겠지요.”
위로하고 이해하고 손을 잡아주는 따스한 마음의 빛깔은 파스텔처럼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깔이 아닐까. 이겨울이 따스한 것은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그녀의 파스텔 묻은 손은 쉬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파스텔화를 보면서 봄을 기다리고 싶다.
-프로필-
이지연 Lee ji youn
.카톨릭미술가협회 회원
·배재대학교 미술학부 졸업
·대전교육청 평생학습관 우수강사전 외 다수
2016 11 대전 국제아트쇼 부스개인전 : 대전무역전시관
2017 02 봄빛 채움전 : 이미정갤러리
05 공주 원도심을 거닐다 전 : 이미정 갤러리
08 백제인의 예술혼 전 : 공주 문화원
10 그리스도의 선물 : 공세리성지
11 대전 국제아트쇼 부스개인전 : 대전무역전시관
12 미로전 : 보다아트센터
한그림 내곁에 전 : 공주이미정갤러리.
· 전 대전교육청 평생학습관, 홈플러스 문화센터 외 초등 방과 후 강사
. 현 롯데백화점 대전점 문화센터 ‘파스텔화’ 강사/배재대학교 글로벌 다문화과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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