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으로의 초대

조성호 원장님의 명상이야기<1>

레이디타임즈 2012. 12. 17. 06:58

명상이란 조성호 원장님의 명상이야기


명상! 하면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있는 모습이 연상되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명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듯하다. 사전에도 “고요한 가운데 눈을 감고 깊이 사물을 생각함. 또는 그렇게 하는 생각.” 이라고 쓰여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명상은 명상하는 모습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요한 가운데 마음 안에 있는 집착과 감정을 놓고 수많은 생각 너머로 넘어갈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자세를 하고 있든 어떤 행위를 하고 있든 바로 명상을 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감정과 생각에 뒤엉켜 있다면, 그 어떤 폼 나는 자세를 하고 있어도 그것은 명상이 아닌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명상은 자신의 참 존재와의 소통” 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나라고 느끼고 인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에도 나의 참 존재는 있다. 생명의 본체는 보이지도 아니하고 잡히지도 아니하며 형체가 없고, 무게도, 빛깔도, 냄새도 없으며, 한계도, 이름도 없으면서 무소부재(無所不在)하고 전지전능(全知全能)하여 모든 것을 낳고, 기르고, 아우르고, 거두어들이는 생명의 근원이다. 우리는 모두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생명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존재로서, 개체성격을 띤 의식으로 삶을 살기 위해 중요한 두 가지 도구를 만들어 세상에 나왔다. 그 하나는 비 물질(非 物質)인 “마음”이며 또 하나는 형체를 가진 “몸”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몸과 마음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마음 안에 많은 감정과 생각덩어리들이 쌓여 있으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은 서서히 주인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며, 현재 자신의 주의가 묶여 경험하고 있는 것이 자기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된다. 반면 마음이 비워지면 비워질수록 의지의 힘이 강해진다. 즉 주인의 주권회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에 까지 무한히 존재하고 있는 내면의 또 다른 자신을 알게 된다.

 

이때 삶을 만들고 경험하는 자기 존재의 무한함을 느끼고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진다. 자연스럽게 현재에 만족하고 삶은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던 자신이 늘 삶의 중심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현상은 바로 일상생활에서 일고 있는 마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고요히 내면으로 침잠할 때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명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 비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되는 일이다. 빈 마음이 될 때 마음은 내 것이 되나 생각과 감정덩어리들이 가득 차게 되면 내 마음은 이미 내 것이 못된다. 마음 안에 들어 있는 생각덩어리들이 주인 노릇을 하게 되면 마음은 부산하고 시끄러워진다.

 

마음 비움의 편안함은 마음을 비워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이다.

 

이와 같이 명상은 수많은 생각이나 감정들과의 씨름에서 벗어나 고요한 내면의 참 존재와의 소통으로 생명에너지를 활성화 시켜 주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명상 방법은 수없이 많을 수 있으나, 그 핵심을 망각하고 행위에만 치중하다 보면 명상이 오히려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하는 노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많은 명상법도 크게 보면 몸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명상과 마음을 중심으로 하는 마음명상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을 찾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마음에 많은 짐을 지고 호흡명상에 들면 대부분 자기 생각에 발목이 잡혀 명상이 아닌 망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음안의 시끄러운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덩어리들을 비워내고 어느 정도 마음이 조용해지면 호흡명상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약 10여 차례에 걸쳐 마음명상에 대해 먼저 얘기 하려고 한다. 마음과 생각 그리고 마음 안에 내재된 감정덩어리들을 자신과 분리시키고 비워내는 방법, 자신을 한정짓고 있는 마음의 얼개를 인지하고 털어내는 방법, 마음을 비우고 삶을 더욱 신나게 사는 방법 등에 대한 얘기가 될 것이다.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명상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자! 그럼 다 같이 한번 따라 해 보자.

 

우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편안히 자리에 눕거나 앉는다. 앉는 자세도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가부좌나 양반자세도 좋고, 의자나 쇼파에 앉아도 괜찮고 등을 벽에 바르게 기대고 다리를 쭉 펴고 앉아도 좋다. 이때 눈은 감아도 좋고 떠도 좋다. 다만 어느 한곳에 또렷이 초점을 맞추지 말고 우주 허공을 멀리 바라보는 느낌이면 좋겠다.

 

우선 몸 전체를 느껴보라. 그리고 온 몸의 뼈와 살이 녹아 땅으로 스며든다고 느껴라. 몸과 마음이 한결 더 깊게 이완 될 것이다.

 

그 다음 머리를 느끼고, 머리 속 뇌를 느껴보라. 뇌가 맑고 시원하게 정화되는 느낌과 함께 말랑말랑하고 건강한 형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충분하게 느껴보라. 그리고 머리를 그대로 놓아주고 이제 가슴을 느껴본다. 가슴 속이 환하게 밝아지고 마음이 우주같이 넓어지는 생각을 하고 느껴보라. 그 다음 가슴 속 심장을 느끼고 심장을 통해 맑은 피가 온몸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경험하라. 온몸의 세포가 건강하게 피어나는 듯한 느낌을 충분히 느껴보라.

 

그 다음 폐, 간. 담, 비장, 위장, 신장, 방광, 소. 대장 등 오장 육부를 하나하나 세세히 떠올려 느끼고, 온몸의 세포를 느끼고 거기에 깃들어 있는 자신의 생명에너지를 느끼고 경험하라. 거기까지 잘 되는 사람은 그 생명에너지가 몸 밖, 우주 허공까지 꽉 차게 존재하고 있는 느낌을 느껴보라. 다시 한 번 온몸의 세포가 허공에 흩어지는 느낌과 함께 자신의 생명에너지가 온 우주에 가득함을 느껴보라. 한결 편안하고 여유로워 질 것이다. 온 우주에 가득한 자신의 생명에너지를 충분히 느끼고 경험하라. 생각에 머물지 말고 오로지 느낌으로 경험하라. 느낌은 당신을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당신의 고요한 내면으로 안내하는 첫 번째 방법이 될 것이다.


 

-약력-

대한명상협회 회장

(사) 기천문 천라수련원 원장

(사) 대한 해동검도협회

당찬해동검도 총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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