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으로의 초대

조성호 원장님의 명상이야기<2>

레이디타임즈 2012. 12. 17. 07:01

나는 어떤 사람인가? 조성호 원장님의 명상이야기


우리는 대부분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어렵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자기 생각을 붙이고 자신이 붙여 놓은 생각대로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느낌이 자기가 붙인 생각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순수한 느낌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그 순수한 느낌은 어느 정도일까?...........

 

어디든 생각을 붙이면 누구든지 그 생각의 한계 내에서 그것을 경험하고 활용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똑같은 세상을 살지만 각 개인은 모두 다른 세상을 느끼며 경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하나의 도자기를 보고 대단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유서 깊은 물건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그 도자기를 매우 귀하게 다룰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도자기를 보고 누군가는 별로 쓸모없고 낡은 골동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에게 그 도자기는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고물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 똑같은 도자기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그 도자기에 대한 느낌이 자기가 붙여 놓은 생각이라는 것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그 도자기로부터 나오는 순수한 느낌이라고 믿을 것이다. 우리들이 삶에서 경험하는 다른 모든 것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기서 잠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집, 자동차, 크고 작은 소유물 등……. 또 현재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 상황들도 생각해 보라. 가족관계, 직장, 경제, 자신의 능력, 직위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그 다음으로 자신이 인연을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생각해 보라.

 

당신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 당신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붙여 놓았는가?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만족하고 긍정적인 생각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혹 그렇지 못하고 불만스럽고 부정적인 생각의 이름표가 많이 붙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한동안 현실에 불평하며 불편하고 짜증스런 삶을 경험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경험이 전적으로 현실 탓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그 근원은 바로 그곳에 붙여놓은 당신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실체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하고 대단한 것이다. 그것은 한계도 없고 형체도 없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으며, 우주와 함께 존재하는 무한하고 무한한 존재이다. 그러나 거기에 붙여 놓은 생각의 꼬리표들이 자신을 한계 짓고 있다.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며 성별은 무엇이고, 성격은 어떠하며, 취미는 어떻고, 외모는 어떠하며, 학력은 어떻고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곳에 재능이 있고, 인간관계는 어떠하고 어떤 사람은 좋아하나 어떤 사람은 무척 싫어한다, 등등…….

 

이 모든 것은 실체가 아닌 자기 생각의 조각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실체라고 느끼며 그 생각의 범주 안에서 삶을 창조하고 경험한다. 자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자신을 한정짓는 굴레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그런데 더욱 무서운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은 자신이 붙여 놓은 생각의 틀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작은 존재로 굳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자신에 대한 생각의 꼬리표들이 언제부터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철석같이 믿고 있던 자기에 대한 생각들이 그저 하나의 꼬리표임을 자각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이것은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이며, 세상을 다시 얻는 것과도 같다. 당신이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얼마나 기쁘고 대단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바로 명상의 핵심이다.

 

여기서 잠시 생각을 추스르고 다음으로 넘어 가자. 조용히 눈을 감고 자리에 앉아 심호흡을 한 후 “내 생각은 내가 바꾼다.”를 마음 속 깊이 새기고 크게 소리 내어 선언하라.

 

이제 잠시 주위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임의로 선택하여 의도적으로 당신의 생각을 붙여 보도록 하라.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생각도 붙여 보고, 똑같은 물건에 부정적이고 아름답지 못한 생각도 붙여 보라. 그리고 그 물건들이 이런저런 생각을 붙일 때마다 당신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느껴보라. 어떻게 느껴지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의도적으로 붙인 생각의 꼬리표임에 틀림없다. 그 다음 모든 물건들에 대해 붙여 놓은 꼬리표를 떠올려 “이것은 이 물건에 대한 내 생각이야!”라는 것을 재확인하라. 그 물건에 대한 당신의 느낌이 또 한 번 달라질 것이다.

 

그 다음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하며 느끼고 있던 자신의 소유물과 현실 상황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보라. 예를 들어 자기 자동차가 낡고 볼품없어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이것은 바로 자동차에 대한 내 생각이야!”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생각덩어리를 허공에 던져버려라. 그리고 “나는 내 개인 자동차가 있어 매우 편리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것을 다시 느끼고 감상하라. 조용히 앉아서 자신의 모든 소유물과 현실 상황을 이렇게 재설정하라. 자신에게 불편하고 방해가 되는 생각은 버리고, 긍정적이고 도움이 되는 생각을 붙여 충분히 느껴보라. 이 과정에서 당신의 마음은 여유롭고 편안해질 것이며, 감사와 사랑의 느낌이 당신 안에 가득해질 것이다.

 

자! 그럼 이제 당신 자신에 대한 생각도 같은 방법으로 바꾸어보라.

 

평소 자신에 대해 느끼던 “나는 ○○ 사람”이라는 생각들을 떠올려 놓아줘보라. 예를 들어 “나는 내성적이고 능력이 없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이것은 내가 아닌, 나에 대한 생각이야!”라고 인정하고 허공에 던져 버린다. 한 번에 안 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실행하라. 당신에 대한 모든 생각들을 떠올려 허공에 버리기를 계속해 보라. 마음은 텅 빈 가운데 편안해지고 당신 안에 있는 에너지가 고조되어 감미로운 생명의 환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아마도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황홀감에 젖어 들지도 모른다. 그 순수한 생명의 에너지 속에 충분히 머물면서 마음껏 즐기고 경험하라.

 

이것이 바로 명상이다.

 

 


-약력-

대한명상협회 회장

(사) 기천문 천라수련원 원장

(사) 대한 해동검도협회

당찬해동검도 총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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