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나르는 수레 샘솟는 창작력의 작가 권안나 목사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인간이 숫자를 초월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권안나 목사님을 만나 본 사람이라면 그 말의 의미를 단박에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올해 나이는 76세다. 모두가 인생을 마무리할 나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삶은 언제나 예외의 법칙 속에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녀의 특별한 삶을 접하게 된 것은 지난 6월20일 레버라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였다. 그녀는 출판기념회에서 2권의 저서를 소개했다. <불을 나르는 수레>와 <LA의 마미의 무지개 사랑> 이다. 그 중에서도 <불을 나르는 수레>가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형식의 문학 장르라는 점에서다. 가볍게 넘기다 보면 서간체 형식이지만 자세히 읽어 보면 142편의 시가 하나로 연결되어 한편의 소설이 된다. 시로 소설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학 장르의 탄생을 보는 듯하다.
두 번째 이유는 76세라는 나이에 연애소설을 쓸 수 있는 그녀의 감성 때문이다. 90세의 할아버지와 30대의 아리따운 앵커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제로 한 그녀의 소설은 읽어 본 이들을 예외의 법칙 안에 가두어 버린다. 예외의 법칙에 붙들림은 절망이 아닌 희망이다. 달뜨는 감성은 오래전에 포기해 버릴 법한 70대란 나이에도 뜨거운 사랑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어느 날 저무는 창가에서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불을 나르는 수레의 내용이 막 떠오르더군요. 떠오른 내용을 단숨에 써 놓고 한동안 잊어 버렸는데 우연히 방 정리를 하다가 다시 읽게 되었는데 참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보여주었더니 책으로 출간해 보자고 해서 탄생된 책입니다.”
<불을 나르는 수레>와 함께 출판기념회에서 소개된 <LA의 마미의 무지개 사랑>도 특별하다. 그녀가 한국에 살고 있는 딸에게 매일매일 손편지를 써서 팩스로 보낸 편지들을 모아 엮었다. 책을 펼치면 딸에 대한 엄마의 구구절절한 사랑과 관심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하나님이 주신 사랑하는 딸의 생일에 맞춰 선물로 주고 싶어서 책을 출간했는데 개인적으로도 감사하네요. 3년전 딸과 관련한 꿈을 꾸었는데 지금도 무척이나 생생합니다. 그 꿈으로 인해 우리 딸이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기뻐하는 사람이 되어 큰일을 행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책을 써 본 사람들은 안다.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노력들을 필요로 하는 지를.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호기심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는 그녀. 느닷없이 찾아온 감성으로 탄생시킨 저서만도 11권이다.
지금까지 출간한 책으로는 <불을 나르는 수레> <LA마미의 무지개 사랑> <사랑의 파출부> <하나님의 빨래터> <예수님의 이력서> <성령의 망원경> <시집살이> <암행어사> <너랑나랑 죽자> <사랑의 김치냉장고> <내 사랑 옷 입은 하나님> 등이다.
작가이면서 목사인 그녀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가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나사렛신학교 졸업 후, Eugene M Smith 목사 초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 현재 LA나성밀알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그녀가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어린 시절이다. 불교신자였던 어머니가 전도를 통해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면서 그녀도 자연스레 기독교인이 되었다. 하지만 타고난 호기심은 교회에 왜 가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에 사로잡혔고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무던히도 어머니를 귀찮게 했다.
“내 질문에 어머니는 나라에서 가장 높은 대통령도 교회에 나가는데 너는 당연히 가야 한다고 답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진짜 대통령도 교회에 가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서 부모님 모르게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다니던 교회가 정동교회라고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그래서 물어 물어서 정동교회를 찾아갔죠. 근데 정말 이승만 대통령이 교회에 나오셔서 예배드리시는 거예요. 예배를 드리는 대통령은 목사님이 일어서라면 서고 찬송을 부르라면 부르는 것을 보면서 대통령보다 높은 것은 목사님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목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지요.”
아마도 그녀의 삶에 예외의 법칙이 적용되기 시작했던 것은 부모님 몰래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던 8살 때였을 것이다. 목사의 꿈은 어려움 속에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 차근차근 진행되어 갔다. 그 꿈과 함께 10대가 된 그녀는 선교사를 만났고 선교사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 신학교에 입학한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된 이레 지금까지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목사로서의 행보는 거침없는 전진을 하고 있다. 목사로서 교계에 많은 궤적도 남겼다. 국제밀알선교회 창립, 국제횃불기도모임 창립, 국제기도원 창립, 미국기독교방송(뉴욕/시카코/LA) 설교 및 진행자, 전국장애인복지대회 주강사, 한국전국교수선교대회 주강사, 전미주 사모수련회 주강사(95~현재), 미국12개주 간증 순회 전도, 미자립 사모세미나 진행(2008~현재) 등이다.
이외에도 양지예수원(충북 청원군 양지리 소재) 위임목사,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에서 열린 <하나님의 성회 세계총회> 한국대표로 초청되기도 했다.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녀. 오직 하나님 만을 바라보면 달려온 목사로서의 삶을 보면서 참된 성직자의 부재인 시대에 한줄기 희망이 비쳐든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허락해 주신다면 목사로서 남은 생을 선교 사업을 위해 바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선교사역에 동참해 주신 분들과 앞으로 함께 해 주실 많은 분들께 지면을 통해 사랑과 감사를 보냅니다.”
인터뷰하는 내내 그녀의 주름진 얼굴을 바라보는 기자의 마음에 평화가 넘쳤다. 오랜 시간 그리스도의 사랑을 연습해 온 그녀의 마음이 강처럼 내 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강 같은 평화를 충전하면서 느꼈다. 그녀의 삶은 하나님의 사랑에 불을 나르는 수레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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