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원의 <청산별곡>

최병원과 함께 떠나는 몽블랑 트레킹<1>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08

몽불랑 트레킹<1>최병원의 청산별곡-산악인들의 꿈이 서린 몽블랑 트레킹 하이라이트

최병원  |  여행가


산악인들의 꿈이 서린 몽블랑 트레킹 하이라이트

# 프롤로그 - 트레킹을 준비하며

 

몽블랑트레킹 출발을 앞두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먼저 체력을 단련하기 위하여 3개월 동안 헬스를 했다. 환전, 간식 구입, 카메라와 배터리, 기타 준비물들의 리스트를 챙기며 배낭과 짐을 챙긴다. 카메라 렌즈도 표준과 줌, 광각을 모두 가져가기로 한다.

 

특히 같이 가는 팀의 협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여 건강을 확인하고 필요한 상비약도 준비한다. 현지에서 입어야 할 옷도 여유 있게 준비한다. 많이 기다렸던 여정인데 유럽의 장기 예보에 비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한 정보가 안타깝다.

 

 

# TMB(뚜르 드 몽블랑) 하이라이트

TMB란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4,810m)을 중심으로 등산의 역사가 시작된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거쳐 다시 샤모니로 돌아오는 몽블랑 일주코스를 TMB(Tour du Mont Blanc 뚜르 드 몽블랑)라 한다. 영어로는 Trekking around Mont-Blanc로 쓴다.

 

TMB의 거리는 약 150~160km로 전 코스를 걸어서 완주하려면 걷는 데만 11~13일 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클래식한 트레킹 코스로서 트레커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을 아우르는 알프스 몽블랑(4,810m) 라운딩 트레킹은 새하얀 만년설과 빙하, 보석 같은 호수 그리고 초록의 산록에서 야생화까지 변화무쌍한 알프스의 환상적인 풍광을 고산증을 느끼지 않는 고도에서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또한 하늘 높이 치솟은 침봉들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지루함이 없이 즐겁게 걸을 수 있는데 3개국 각 지방의 고유한 건축과 전통 문화, 색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날씨의 영향으로 1년 중 약 3개월 정도만 가능하며, 이 기간 중 산장 예약을 하기 위해서 최소 6~7개월 전에 모든 예약이 끝나야 원활하게 트레킹을 진행할 수 있다.

 

이번 하이라이트는 TMB 구간 중에서 남북 방향을 1 2일로 2회 트레킹하며, 몽블랑 서쪽면 방향으로 당일 트레킹을 하고, 아귀 디 미디에 케이블카로 올라 몽블랑을 곧바로 볼 수 있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전망대에 바람이 많이 부는 관계로 아귀 디 미디를 오르지 못하고 산악 열차로 빙하를 체험하는 코스로 진행 되었다.

 

 

#1 샤모니의 첫 날 여정(흐린 후 갬)(8월 3일)

2014년 오전 8 2 23 50분 인천공항 이륙(TK091)

오전 8 3일 오전 5시 이스탄불 도착(시차 6시간) 비행시간 11시간

오전 8 30분 이륙(TK1917)

오전 10 30분 제네바 도착(시차 7시간) 비행시간 3시간

오전 11 45~13 50분 제네바-샤모니 버스 이동. 알펜로즈 게스트하우스 도착

 

  

# 다시 찾은 제네바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 도착하니 비가 내렸다. 무려 14시간의 비행으로 온몸이 찌뿌둥한데 알프스 쪽에는 검은 구름이 보인다. 지난주도 이상기후로 날씨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공항에서 샤모니로 가며 개는 듯 했지만 여전히 산자락은 구름에 싸여 있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을 통과하며 보이는 알프스 자락의 아름다운 경치가 시야에 들어온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알펜로즈(Alpenrose) 게스트 하우스는 지트(Gite)라 불리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산장이다. 샤모니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인데 식당도 함께 한다.

 

이곳 게스트 하우스는 상당히 큰 편인데 연일 한국인들이 쇄도하여 빈방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우리 이외에도 몽블랑 정상 도전을 위한 팀과 부산대학교 산악부 등이 큰 배낭과 비박 장비를 갖고 묵고 있었다.

 

샤모니 알펜로즈 산장에 방을 정한 후 점심을 먹고 시내 구경을 하려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샤모니로 가는 길에 비를 맞으며 재킷을 걸쳤는데 의외로 기온이 쌀쌀하여 놀란다. 갑자기 날씨가 맑아지며 시내는 어디서 몰려 나왔는지 인파로 붐빈다.

파란 하늘이 열리며 알프스의 자연경관이 모습을 나타내는데 주변과 잘 어울리는 건물과 가로수들이 환상적이다. 카페에서 맥주를 들며 지나는 인파를 즐겨본다. 아귀 디 미디와 몽블랑 그리고 주변 경관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다. 네팔과는 상당히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다.

 

프랑스의 산악도시였던 샤모니는 등산과 스키로 발전하여 이제는 완연한 관광도시가 되어 인파로 붐볐다.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조성된 시내는 각종 기념품점과 식당들이 많이 있다.

 

샤모니는 알피니즘의 발상지답게 시내 한 가운데에는 몽블랑 초등자인 쟉 발마와 드 소쉬르의 동상이 있으며, 미셀 가브리엘 빠까르의 동상과 산악 박물관, 산악인 묘지, 프랑스 국립스키 등산학교(ENSA)가 있다.

특히 각종 유명 브랜드 등산 장비점과 호텔, 식당, 기념품점들이 시내의 골목마다 이어져 있다. 시내 한가운데로는 뚜르드 빙하에서 시작된 아르브강이 회색빛 거친 빙하물이 빠르고 거칠게 흐른다.

 

계곡의 남쪽은 항상 흰빛 자태를 뽐내는 몽블랑을 비롯하여 에귀 디 미디, 플랑, 그랑샤르모 등이 화강암 침봉들이 줄지어 위용을 뽐낸다.

 

북쪽은 브레방부터 에귀 루즈까지 검고 붉은 암봉들이 녹색의 침엽수림 위로 솟아 있다. 시내에서 일행은 맥주 한 잔씩 마시고 과일과 와인을 사들고 알펜로즈 산장으로 돌아 왔다.

 

한식으로 구성된 저녁식사는 된장국과 김치였는데 일행들이 서로 대면하여 대화 나누며 즐거운 자리가 되었다. 몽블랑을 바라보며 우린 와인과 과일을 들며 샤모니의 첫 밤을 맞았다. 먼 길 여정의 피곤함으로 산장은 요란한 화음으로 가득했다.

 

1996년 잠시 들렀던 샤모니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묵었던 노보텔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아귀 디 미디에 올랐던 생각에 잠을 뒤척인다.

 

 

여정의 피곤이 공동 침실의 공간에 울려 퍼지며 좀처럼 잠에 빠지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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