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원의 <청산별곡>

최병원과 함께 떠나는 에베레스트 트레킹<1>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12

에베레스트 트레킹<1>외로운 산꾼 히말에서 에베레스트를 보다!

최병원  |  여행가


외로운 산꾼 히말에서 에베레스트를 보다!

2015. 1. 9. 금 맑음 – 카트만두 기온 섭씨 16도 
인천공항 출발 15:00 → 광저우 공항 18:30 – 광저우 이륙 19:15 → 카트만두 22:10 도착(광저우 1시간 차, 네팔 3시간 15분 차) 예티 앤 야크 호텔 숙박 


2010년 안나푸르나, 2011년 랑탕 밸리 트레킹으로 네팔 히말라야에 두 번의 문을 두드렸다. 2012년 12명의 대원을 구성하고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추진했지만 항공편이 변경되면서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 한 번 일정이 뒤틀리면 다시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해외 트레킹이다. 그것은 기간이 길고 참가자들의 개인적인 일정들을 다시 수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금년에 일정이 만들어져 3개월 전 예약을 하고 빈틈없는 준비를 했다. 물품 목록에는 무려 70여 종류가 나열되었는데 카고 백에 17kg의 무게를 담게 되었다. 일정이 1월 초여서 추위에 대비한 물품이 많았는데 안나푸르나와 랑탕과 차별되는 준비물이 꽤 있었다. 특히 카메라 배터리 충전 문제가 이슈가 되었고, 저녁에 입을 옷에 대하여도 큰 신경을 썼다. 함께 갈 동행을 공항에서 만났는데 서울과 전주 그리고 대전에서 온 산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중국남방항공을 이용하면 낮에 출발하고, 낮에 도착하는 이점이 있어 트레커들에게는 상당히 편리한 일정이었다.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3시간 30분을 비행하여 광저우 공항에 도착한다. 환승 시간이 작아서 기다리는 불편이 없었지만 수속이 느려서 애를 태웠다. 카트만두에는 현지 시간으로 밤 10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짐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내 공항을 빠져 나와 현지 책임자를 만나서 호텔로 이동하였다. 카트만두의 첫 날 밤은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조용히 지나갔다. 날씨는 상당히 좋은 편인데 지난 주 내린 눈으로 촐라 패스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2015.1.10. 토 날씨 : 맑음 기온 : 루크라 지역 섭씨 7도 

카트만두→루크라 : 경비행기 50분 소요
루크라(2,840m)→체프롱(2,660m)→팍딩(2,610m) : 2시간

 

루크라에 도착하여 롯지에서 포터와 장비 점검 후 팍딩까지 트레킹 
아침 일찍 호텔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공항으로 이동하여 18인승 프로펠라 경비행기를 타고 루크라로 이동한다. 엄청난 소음과 고소를 느끼는 작은 비행기의 탑승은 간담이 서늘하고 흡사 곡예비행을 연상한다. 루크라 비행장은 경사진 활주로인데 착륙이 대단히 까다롭고 오후에는 바람이 불기 때문에 오전에만 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날씨는 무척 쾌청하다. 우린 롯지에서 차 한 잔을 마시고 포터 1인당 카고 백 1개씩 배당하여 짐을 맡긴 후 출발한다.
가이더는 머누 구룽(Manu Gurung)이었는데 한국에서도 6년을 산업 연수생으로 근무한 믿음이 가는 친구이다. 또한 운영 팀들도 에베레스트 등정 경험이 3번이나 있는 셀퍼와 요리를 잘하는 쿡 팀이 한 팀을 이뤄 든든하다.
간단한 짐을 배낭에 정리한 일행들은 팍딩으로 트레킹 시작한다. 기온은 높고 바람도 적어 트레킹 하기 좋은 조건이다. 입산 신고 센터에 들른 후 내리막을 지나며 천천히 걷는다. 트레킹 코스 주변에는 민가와 롯지가 많고 길도 잘 정비되어 있다.
팍딩까지 가는 길은 무난했는데 약간 땀이 나고 바닥이 돌로 되어 있어서 걷기는 수월하지 못했다. 가는 곳마다 롯지와 콤바, 티벳 경판, 타르초가 휘날리는 출렁다리. 마니차를 만난다. 토지는 검은색으로 비옥한 편이며 한국의 봄동 배추와 같은 채소와 케일. 대파 등이 재배된다.

 

대개 첫날에는 팍딩까지 가며 현지 상황에 적응하게 되는데 몇 군데 check point를 거치며 순조롭게 걸을 수 있다. 탐세르쿠(6,608m)가 보이는 근사한 지점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다. 계곡이 아닌 지계곡을 잇는 출렁 다리를 지나 우린 hotel sherpa’s view point에 도착했다. 모두들 여유와 즐거운 기분들로 화기애애하다.
경판과 곰파 그리고 탐세르쿠가 제법 잘 보이는 지점을 통과하여 팍딩에 도착했다.


2015.1.11. 일  
팍딩(2,610m)→몬조(2,700m)→조르살레(2,740m)→남체 바자르(3,440m) : 7시간 

 

이번 트레킹의 일정은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고, 7시에 아침식사, 8시에 트레킹을 시작한다. 롯지를 나서며 모두들 의지를 불태우지만 오늘은 남체까지 심한 오르막과 1,230m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코스이다.
Sagarmatha National Park Entrance에서 입산 신고 후 6,000m 이상의 솔루 쿰부 산군을 바라보며 콤비 올라(5,761m), 탐세르쿠(6,608m), 캉테카(6,685m), 쿠슘 캉그루(6,367m) 등을 보며 완만한 계곡을 따라 오른다.
마을과 계곡을 지나는데 이 지역은 중간에 큰 마을이 별로 없고, 농경지도 적었다.
또한 비수기여서 많은 롯지가 비어있고, 트레커들도 드문드문 지나기 때문에 매우 한적했다.
조르살레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조금은 느긋하게 계곡을 따라 오르니 경이로운 장면이 나타난다. 계곡을 잇는 출렁다리가 이중으로 된 아찔한 모습이다. 다리를 건너다보니 아래쪽 다리는 사용하지 않는데 전에 쓰던 다리였다.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는 긴 다리는 무척 높아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다리에서 보이는 탐세르쿠와 뾰족한 네 봉우리의 설산 풍경은 남체에 들어가는 산꾼들에게 경이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래쪽부터 메라픽(6,476m), 쿠슘캉그루(6,367m), 탐세르쿠(6,608m), 캉테가(6,685m)의 연봉이 남체에서 동쪽 방향으로 병풍처럼 장관을 이룬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조그만 쉼터에서 귤을 파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에베레스트와 눕체를 볼 수 있다. 비록 전체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뾰족한 봉우리의 눕체와 다이아몬드 원석을 닮은 에베레스트 피크(peak)를 만날 수 있다.
조금 쉬고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은 고도에 적응해야 하는 트레커들에게 무척이나 힘든 구간이다.
이곳에서부터 대열이 흐트러지고 숨이 가쁜 몇 사람은 뒤로 쳐진다. 꾸준한 걸음을 걸을 수 있어야 된비알을 용이하게 오를 수 있는데 아직 적응이 덜 된 몇 몇 일행은 고전한다. 남체 입구에서 에베레스트에 들어가는 관문인 CHECK POINT에 신고하고 마을에 들어선다.
남체는 지난 주 눈이 내려서 길이 많이 미끄럽고 위험한 좁은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어 길 찾기가 어렵다. 롯지는 언덕 위에 있는 큰 집이었는데 입구가 몹시 미끄럽다. 포터와 쿡 팁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쩔쩔매며 속속 도착한다. 대전에서 함께 온 일행이 후미에서 고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는지 속이 좋지 않다고 하며 몹시 힘들어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두통약과 피로 회복제 그리고 고소 약을 건네준다.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하지만 좀처럼 식사도 못하고 괴로워한다. 핫백도 건네어 보온하도록 했지만 밤새 힘들어 한다.

 

남체 바자르(NamcheBazar 3,440m)는 본래 셀파 본고장이며 큰 재래시장이다.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모든 트레커들은 이곳에서 고소 적응과 물품을 준비하는데 매주 토요일 큰 장이 선다고 한다. 마을은 찻길도 없고, 자전거도 다닐 수 없고, 오토바이도 다닐 수 없는 비탈진 산길이다. 오로지 바위와 돌 사이를 가파르게 오르는 길이 있으며, 인간은 오로지 걸어서 갈 수밖에 없는 곳에 거대한 마을이 있다. 더구나 5월이나 9월 히말라야 트레킹 성수기에는 약 5,000여 명이 한꺼번에 모인다고 한다.
여름은 우기이기 때문에 비수기아고, 겨울도 건기이면서 춥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 비수기라고 한다. 비수기에는 많은 롯지들이 문을 닫는다.
건물의 색상은 주로 옅은 하늘색으로 밝은 느낌을 준다. 건축의 재료는 주로 돌이다. 큰 바위를 블록 정도의 크기로 다듬어 시멘트 모르타르를 사용하여 벽을 쌓는다. 기타 건축 자재들은 '좁교(소와 비슷한 동물)'나 포터(짐꾼)들이 운반해 온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짐은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운반한다고 한다.
'남체'는 셰르파의 고향으로 셰르파들이 거주했던 마을이고, '바자르'라는 말은 시장을 뜻한다고 한다. 셰르파들이 거주한 마을이 히말라야 쿰부 지역의 중요한 지점이 되어 물자교역이 이루어지고, 에베레스트를 오르거나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고소 적응을 하는 트레킹의 중심지가 되어 거대한 마을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시장이 열린다. 쿰부 히말라야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음식과 생필품을 구하러 몰려든다고 한다. 따라서 금요일 밤에는 상인들이 티벳이나 남쪽 루크라, 인도 등에서 물건들을 구입해 이곳으로 짊어지고 모여든다.

 

취급하는 물건도 다양한데, 의류, 잡화, 쌀과 야채는 물론 바나나와 콜라까지 있다. 또한 롯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트레킹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할 음식이나 물건들도 이곳에서 사들인다. 이곳에 모이는 모든 물건들은 모두 포터들이 짊어지거나 좁교를 통해 운반해 온다.
시장터 앞에는 라마교의 흰 탑인 초르텐이 있고, 벽에는 마니차가 둘러 있다. 마을 중앙에는 상당히 많은 물이 흐르는 수로가 있다. 아이들은 수로 주변에서 즐겁게 놀고, 야크와 소들이 물을 마신다. 여인들이 빨래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물은 상보체에서 흘러오는데 설산에서 흐르는 물을 수로를 통하여 보낸다고 한다.
곰파(라마교 사원)가 있고,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들도 많았다. 오른쪽에는 초등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저작권자 © 레이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유혜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