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원의 <청산별곡>

최병원과 함께 떠나는 에베레스트 트레킹<4>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15

에베레스트 트레킹 <4>에베레스트를 조망하는 칼라파타르에 올라!

최병원  |  여행가


에베레스트를 조망하는 칼라파타르에 올라!

2015.1.17. (토) 
고락셉→칼라파타르(5,550m/왕복 약 3시간30분)
고락셉→로부제-투클라(4,620m)(약 3시간)→딩보체(4,240m/약 3시간) 


이른 아침 5시에 기상하여 누룽지로 간단히 식사한 후 방한복을 착용하고 롯지를 나섰다. 모두들 캄캄한 고락셉 롯지에서 헤드 랜턴을 켜고 선두 가이드 머누 구룽(Manu Gurung)의 뒤를 줄지어 따른다. 하얀 설산들이 빙 둘러 처진 고랍셉 부근은 캄캄한 고요와 함께 밤하늘 별들로 적막이 흐른다.

빙하가 밀려간 넓은 평원을 지나 검은 색 언덕배기 칼라파타르는 보기에는 완만해 보이지만 5,550m의 높은 봉우리여서 쉽게 오르기 힘들다. 어제 EBC 다녀오느라 무리한 서울의 오대표는 애초에 등정을 포기했다. 헤드 랜턴을 켜고 오르는 일행들은 처음에는 함께 무리를 지어 걸었지만 점차 대열의 흐름이 무너졌다. 앞에 가는 일행들을 열심히 따라가는데 대열의 흐름이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7부 능선쯤에서 한참을 쉬며 심호흡하고 주변을 돌아본다. 

동녘에는 조금씩 일출의 여명이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인다. 산꼭대기 봉우리에도 하얀 빛이 비추며 히말라야 쿰부 지역의 산들이 베일을 벗는다. 눕체 뒤편으로 삼각형 모양의 에베레스트가 검은 빛으로 나타난다. 어제 EBC에서 볼 때 보다 더 크고 확실한 모습을 보인다.
칼라파타르를 후광처럼 품고 있는 푸모리도 산정에 하얀 모자를 쓴 듯 꼭대기가 하얗게 물들었다. 어두웠던 칼라파타르에 환한 빛이 쏟아질 무렵 우린 어렵사리 정상에 당도했다. 푸모리는 환한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실 정도이며, 칼라파타르 정상에 오른 모두는 환희의 환성보다는 숨이 차고 손과 발을 어루만지기에 정신이 없다. 
 하얀 첨봉들이 칼라파타르를 향해 6,000~8,000m의 높이를 뽐내며 하늘과 땅의 경계를 연다. 너무도 밝은 태양 빛이 히말라야 봉우리들을 일깨우고, 까마득한 삼각형의 자태를 보여줄 무렵 일행들은 서둘러 하산한다. 오를 때 힘들었던 여정은 해냈다는 성취감과 감동으로 주변을 마음껏 둘러보는 한가로움도 맛 볼 수 있다.
 Changri(6,027m), Chumbu(6,859m), Pumo Ri(7,165m), Lingtren(6,749m), Khumbutse(6,665m), Lho La(6,026m), Mt.Everest(8,848m), Nuptse(7,861m), Island Peak(Imja Tse 6,189m), Chhukhung Ri (5,550m), Ama Dablam (6,856m), Taboche Peak(6,367m), Cholatse(6,335m)가 장관을 이루며 파노라마의 영화 장면처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주변에 형성된 쿰부 빙하와 에베레스트 아이스 폴 그리고 눕체 빙하가 길게 조화를 이루는데 그 어떤 장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자연의 비경이다.
칼라파타르봉(Kala Patthar)은 네팔 동부의 쿰부 지방에 있는 산으로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이며, 높이는 5,545m(일설에는 5,643m)이다. 푸모리봉(Pumo Ri)의 남쪽 면 아래에 커다란 갈색 혹처럼 보이는 봉우리이다. 에베레스트를 트레킹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산인데, 이는 에베레스트의 경관을 감상하기 위하여 가장 접근하기 쉬운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 산의 거의 모든 곳에서 에베레스트를 비롯하여 로체(Lhotse)와 눕체(Nuptse)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두산백과)
푸모리산(Pumo Ri Mt.) : 높이 7,068m이며, 푸모리는 티베트어(語)로 낭봉(娘峰)이라는 뜻이다. 북쪽으로 롱부크 빙하와 푸모리 빙하, 남쪽으로 쿰부 빙하를 굽어보고 있다. 1953년 인도 등반대가 등반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1962년 5월 독일 ·스위스 합동대가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눕체(Nuptse Mt.) : 높이 7,879m. 에베레스트 남서쪽 약 5.6km, 로체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상의 쿰프 빙하(氷河)에서 사우스콜에 이르는 남쪽에 솟아 있다. 첨봉은 에베레스트 등반대에 의하여 일찍이 알려져 왔으며, 등정이 어려운 것으로 유명했으나 1961년 J. 워름슬레가 인솔한 영국 등반대의 데이비스와 셰르파가 처음으로 정복하였다.[네이버 지식백과] 
 에베레스트 최고의 전망대 칼라파타르에 올라 에베레스트(8,848m), 눕체(7,861m), 로체(8,414m), 푸모리(7,165m)등 쿰부 히말라야 장엄한 고봉들을 감상 후 고락셉으로 귀환한 일행들은 난롯가와 따뜻한 의자에 앉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난롯가에서 퉁퉁 부은 얼굴을 서로 보며 크게 웃어도 본다. 새까맣게 탄 얼굴과 코 그리고 덥수룩하게 난 수염을 보며 서로 기념사진으로 찍고 칼라파타르의 등정에 대한 무용담으로 식당 안은 시끌법적이다. 그래도 좋은 날씨 덕분에 EBC와 칼라파타르를 무사히 다녀왔으니 성취감이 크다.
늦은 아침을 먹은 후 로부제를 경유하여 고산 평원지대를 지나 투클라까지 걸으며 주변을 마음껏 조망한다. 올라갈 때 힘들었던 자갈길이었지만 하산은 의외로 빠르고 쉽게 진행된다. 투클라 패스에 당도하니 촐라체 주변에 많은 구름이 낀다.
야크와 촐라체를 배경으로 에베레스트 메모리얼에서 근사한 사진을 찍는다. 아무래도 여유를 갖고 촬영을 하니 카메라 포커스가 안정적이다. 패스를 내려서려는데 많은 트레커들과 마방들이 언덕을 오르며 힘들어 한다. 
검은 개 두 마리가 롯지에서 마중 나왔는지 반갑게 맞이한다. 두클라 롯지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날씨가 갑자기 나빠진다. 얼핏 눈발이 날리더니 눈보라가 치며 주변 첨봉들이 구름에 가려 어두워진다. 서둘러 롯지를 떠나 로부체 콜라를 따라 초원 지대를 빠르게 하산한다. 딩보체까지 당도해야 하는데 걷는 속도가 모두들 체력이 고갈되어 힘들었는지 대열이 많이 흐트러졌다. 눈이 날리는 두사 초원지대를 지나는 트레킹도 새롭다. 

빙판에 넘어졌다는 서울의 김 대표의 전갈도 들었는데 모두들 아침에 오른 칼라파타르의 등정에 대한 피로감이 큰 것 같다. 하나 둘 당도하는 대원들의 피로한 모습으로 딩보체 롯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그래도 Good Luck 롯지의 환경은 상당히 좋기 때문에 모두들 여유롭게 휴식한다. 약간의 술도 들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하여 비교적 폭넓게 검토하고 방안을 도출한다. 하지만 추쿵리 가는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는다. 휴식을 취하자는 방안과 추쿵리를 다녀오자는 의견이 갈렸지만 하산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가이드는 하산 길에 몇 개의 고개(pass)를 넘어 에베레스트 주변을 조망하고, 쿰중을 거쳐 하산하는 코스를 제시하였다. 하루 남는 일정은 카트만두에 가서 멋진 남부 네팔 나가르콧 관광하는 것으로 현지 가이드와 상의하여 결정하였다.
많은 피로감으로 쉽게 잠에 빠진다. EBC와 칼라파타르에 오른 피로가 상당했는데 정상급 Good Luck 롯지는 포근하게 잠이 들게 한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칼라파타르에 올랐다는 성취감과 아프지 않고 트레킹을 해냈다는 뿌듯함에 모처럼 편안하게 밤을 지냈다. 밖엔 아직도 눈발이 계속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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