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1>최병원의 <청산별곡>
최병원 | 여행가
북유럽 여행기(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2015.7.23.~31
<프롤로그>
서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동양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터키 여행을 통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들의 삶과 문화를 만날 수 있었다. 많은 전쟁과 질병 그리고 수많은 종교적 갈등을 통하여 지구상에서 최고의 왕국을 건설한 모습을 보았다.
찬란한 서유럽 국가들의 선진적인 민주주의와 끝없이 펼쳐지는 대평원에서 경작되는 밀 재배와 구릉에 심어진 포도밭, 전쟁 때문에 벌판을 버리고 산꼭대기에 성당과 촌락을 구성한 그들의 애환도 알게 되었다. 유럽의 각 국가들이 서로 혈족이나 친족으로 맺어진 관계도 역사와 관계가 깊다는 사실도 왕국을 방문하여 그림이나 초상화를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삶의 방식과 산업 구조의 특이함도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런 모든 연관된 관계들이 전쟁이나 종교 그리고 시대적 질병과의 체험에서 만들어졌음이 확인된다. 그들이 겪은 흑사병(페스트)은 건물의 구조와 양식에도 큰 변화를 주었는데 넓은 땅에 지은 건물들이 높지는 않지만 서로 붙여 짓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모든 나라들이 같은 형태인 것은 쥐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없애려 한 절박함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속설이지만 유럽의 건물들의 지붕 색깔이 붉은 빛이나 주황색으로 덮였는데 전쟁 때 공습과 폭격에서 민가임을 알리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화의 색깔이 유럽의 서부와 중부 그리고 동부와 남부가 비슷함을 보이는데 이는 기후와 토지의 형질과 많이 닮았다. 모든 경작지에서 포도 재배가 쉽기 때문에 유럽의 포도주와 와인 생산이 역사적으로 오랜 전통이 되어 유명하게 된 것이다.
북유럽은 지역적으로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거친 땅이어서 농작물 재배가 불가능했다. 대서양과 발틱해, 북해를 따라 형성된 북유럽은 자연히 해운과 어업, 목재가 주요 산업이 되었던 것이다. 북유럽의 진면목은 바이킹이라는 민족적 뿌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발견보다도 훨씬 빠른 11세기경에 북아메리카를 항해했음이 입증되고 있는데 이는 살기 위한 그들의 탐험 여행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다.
유럽 여행지의 마지막이 되는 이번 여행은 20년 동안 봉사활동으로 모임을 계속했던 아내들이 계획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여섯 부부들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모두들 배려와 이해로 즐거운 여정이 되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노르웨이의 베르겐과 피오르드, 오슬로를 관광하고 스웨덴 스톡홀름과 핀란드의 헬싱키를 들러보는 9일 간의 여정이었다.
<도시 국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의 하루>
7월의 폭염은 장마를 지나 밀려든 곤혹스런 여름의 시작이다. 인천공항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무려 11시간이 소요된다. 좁은 의자와 닫힌 공간에서 버텨야하는 사투는 죽을 맛이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코펜하겐 비행기로 갈아타야하는데 대한항공이 약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
깔끔한 SAS 항공기는 만석으로 우리를 코펜하겐으로 1시간 30분을 걸려 이동시켰다. 북쪽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도착한 코펜하겐에서 우린 어이없는 처지에 빠지게 된다. 일행들이 부친 가방들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암스테르담 공항에 늦게 도착한 대한항공에서 짐을 옮겨 싣지 목한 것이다. 한참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호텔로 가벼운 개인 짐만으로 하루를 보낸 것이다. 다음 날 일정을 지내면서도 도착하지 않은 짐 때문에 벌어진 황당함은 지금까지 여행 중 겪지 못한 일이었다. 호텔에서 겨우 구한 1회용 치약과 칫솔을 사용하고 한국에서 입고 온 옷들로 코펜하겐 관광을 해야 했다.
코펜하겐 관광의 첫 걸음은 북쪽 프레데릭스보그 성과 바로크식 정원을 둘러보는 것인데 날씨가 좋아서 모두들 산책하듯 느린 걸음으로 여유로웠다.
프레데릭스보그 성(Frederiksborg Slot)은 1602년부터 1630년까지 국왕 크리스티안 4세가 지은 붉은 벽돌로 된 독일 르네상스 형식의 성인데 ‘덴마크의 베르사이유’로 일컬어진다. 200여 년 동안 7명의 국왕이 이 성에서 대관식을 올릴 정도로 덴마크를 대표하는 성이다. 1859년 화재로 성의 대부분이 소실되었을 때 왕실에서 이를 재건할 경제적 여유가 없자, 맥주 재벌인 칼스버그 야콥센의 기부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덴마크의 유구한 역사를 알 수 있는 각종 자료와 회화, 가구, 보물 등을 전시하는 역사박물관으로 사용한다. 성을 둘러싼 호수에서 뱃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탐스럽게 꾸며진 정원은 소풍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장소이다.
프레데릭스보그 성은 힐레르외드 중앙에 있는 캐슬 호수 내 3개 섬에 자리 잡고 있는 고성인데 약 1600년부터의 덴마크 왕성의 역사박물관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각종 초상화와 역사화, 가구를 비롯한 각종 예술품 들이 전시되어 있다. 덴마크 문양이 그려진 수많은 방패들과 이상하게 생긴 인형들도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내부는 볼 수 없고, 외부 모습과 정원을 둘러보았다. 잘 가꾸어진 바로크식 정원과 호수 그리고 아름답게 지어진 건축물이 무척이나 조화롭다. 힘껏 나팔 부는 분수 조각상과 웅장한 첨탑들이 매우 섬세한 형태로 지어졌다.
부촌들이 즐비한 해안을 따라 가면 코펜하겐을 상징하는 작은 인어상을 만날 수 있다. 코펜하겐을 찾는 모든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관광 명소인데 안데르센 동화에 등장하는 인어공주에서 동기를 얻었으며, 덴마크 유명 발레리나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 작은 인어상은 칼 야곱센이 조각가 에드바르 에릭센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얼굴은 프리마돈나 ‘엘렌 프라이스’, 몸매는 자신의 부인을 모델로 약 80㎝의 작은 크기로 만들었다.
왕실 주거지였던 크리스티안스보르 궁전은 현재 국회의사당, 최고 재판소, 각료 접견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하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규모는 작지만 코펜하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스로츠홀맨 섬에 위치해 있다.
1794년 화재가 나기 전까지 왕실 궁전으로 사용되었고, 화재 후 왕실은 아말리엔보르 궁전으로 옮겨졌다. 현재 궁전 모습은 1907년부터 21년 동안 만들어진 건물이다. 여왕 알현실, 기사의 방, 회의실, 국회의사당, 지하 압살론 시대 유물, 연극 박물관 등이 주요 볼거리이다.
자전거를 타고 와서 국정을 논한다는 국회의원들의 검소한 삶과 봉사 정신 그리고 화려한 궁전을 국회와 박물관으로 비워 주고 서민적 아말리엔보르 궁전으로 거처를 옮긴 왕실의 모범적 태도에 고개가 저절로 수그러든다.
코펜하겐에는 덴마크를 빛낸 세계적인 동화작가인 안데르센 이름으로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니하운(Nyhaun)이다. 운하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예쁜 색깔의 오래된 집들과 건물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이 볼 만하다. 니하운을 따라 들어서 있는 많은 레스토랑과 노천카페에는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로 언제나 붐빈다. 운하를 따라 배를 타려고 줄 선 인파가 대단하다. 노천에는 맥주나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더욱 많은데 길거리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팔려는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거래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니하운은 ‘새로운 항구’라는 뜻으로 운하는 1673년에 개통되었다. 운하 남쪽에는 18세기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하고, 북쪽에는 네모난 창이 많이 달린 파스텔 색조의 건물이 화려하게 이어진다. 과거 선원들이 휴식을 즐기던 술집 거리였으나 현재는 야외 테라스를 갖춘 세련된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니하운 항구 근처에는 한 때 안데르센이 살았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는 방세 때문에 세 번씩이나 부근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아말리엔보르(Amalienborg Slot)은 1794년 이래 덴마크 왕실의 거처로 사용되는 로코코풍의 건축물이다. 광장을 둘러싼 4개의 건물에는 왕족들이 살고 있다. 궁전 내부는 공개되지 않으나 돌이 깔린 광장에서 매일 정오에 행해지는 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궁전 서쪽에는 바로크풍의 프레데릭스 교회가 있는데 중앙 돔에 올라가면 아말리엔보르 궁전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궁전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도 벌어지며 여왕이 있으면 궁전 지붕에 덴마크 국기가 걸리는데 오늘은 외출 중인지 내려져 있다.
맞은편에 강 건너에는 화려한 오페라 하우스가 위용을 뽐내듯 화려한 자태를 보여준다. 분수대와 일직선으로 건축된 프레데릭 교회는 대리석 교회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지름이 약 31m에 이르는 돔 지붕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영감을 얻어 지었다고 한다.
궁전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게피온 분수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이 황소 4마리를 몰고 가는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4마리의 황소를 몰고 있는 여신의 조각상은 덴마크 동부의 섬인 수도 코펜하겐이 위치한 질랜드 섬의 탄생 신화에서 나온 것이다.
질랜드(Zealand) 탄생 신화에 따르면 스웨덴 왕은 밤에 이 지역을 경작할 수 있도록 여신, 세피온에게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여신은 그녀의 네 아들을 황소로 변하게 한 뒤, 땅을 파서 스웨덴과 덴마크 핀 섬 사이를 흐르는 바다에 던져 질랜드 섬을 만들었다.
그래서 질랜드의 모양과 크기가 스웨덴의 베네렌 호수 모양과 비슷한 모습을 띠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분수는 1908년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덴마크의 선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게피온 분수대는 1908년 칼스버그 재단이 코펜하겐 시에 기증한 것으로 덴마크 예술가 안데스 분드 가르트가 디자인했다.
게피온 분수대는 처음 시청사 광장에 설치하려고 했으나, 계획을 바꿔 항구가 바라다 보이는 시타델 부근에 세워졌다. 4마리의 황소 조각상의 역동적은 지금이라도 당장 앞으로 돌진할 기세로 정말 실감이 난다.
코펜하겐 시청사(København Rådhuset)는 1905년 건립됐다. 청사 내부에는 100년에 1천분의 1초밖에 오차가 생기지 않는다는 옌슨 올센의 천문시계가 있으며 105.6m의 시계탑에서는 코펜하겐 시내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코펜하겐 시내 중심부, 코펜하겐 시청사 앞에 있는 광장이다. 광장의 전체 면적은 약 29.300 m²에 이르며, 시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공식 행사와 축제, 시민들의 시위와 집회 장소로 사용된다. 이 광장은 코펜하겐과 다른 지역의 거리를 측정할 때 기준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광장을 에워싼 대부분의 건물들에는 전광판과 네온사인 간판이 설치되어 있어 독특한 야경을 자랑하며, 1920년대부터 덴마크에서 전광판이 가장 많이 운집해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코펜하겐 시청 광장은 과거 축성으로 둘러싸인 곳이었으나 1850년대에 성벽이 철거되었다. 이후 1872년과 1888년에 북유럽 박람회(Nordic Exhibition) 개최 장소로 사용되었다.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최초의 영화 상영이 이루어진 이듬해인 1896년 6월에 이곳에서 덴마크 최초로 약 1분 남짓의 짧은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코펜하겐 시청 광장은 아름답고 유서 깊은 여러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다. 오늘날의 코펜하겐 시청사는 1892년에 이 광장에 지어지기 시작해 1905년에 완공되었다. 코펜하겐 역사상 여섯 번째로 지어진 이 시청사는 1981년에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또한 덴마크의 유력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폴리티켄(Politiken)의 발행사 폴리티켄스 후스(Plitikens Hus)사의 본사 건물이 이 광장에 있다. 1905년에 지어진 이 건물의 전면 상단에는 뉴스를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1902년에 지어졌으며 세계적인 음악가 야콥 가데(Jacob Gade)가 연주했던 장소로도 유명한 브리스톨 호텔(Hotel Bristol) 건물과 1985년에 문화재로 지정된 팔라스 호텔(Palace Hotel) 등이 있다.
1904년에 청동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용의 분수'(Drage springvandet)와 1961년에 제작된 안데르센의 동상이 광장에 있다. 이 분수는 아마게르 광장에 있는 황새 분수와 서로 경쟁 관계를 가지면서 탄상한 작품으로 Thorvald Bindesboll과 Joakim Skovgaard가 함께 만들었다. 용과 황소의 분수라고도 불리는 성 조지가 용과 싸우는 것을 상징한다.
특히 1938년에 지어진 리치 빌딩(Richshuset) 꼭대기의 탑에는 날씨를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한 소녀상이 있다. 시청사에 금으로 도금된 부조는 코펜하겐을 만든 압살론(Absalon) 주교이다.[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인용함]
<자전거 천국 코펜하겐 시내와 안데르센 동상>
덴마크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동상이 시청사 옆에 티볼리공원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그는 인어 공주, 미운 오리 새끼, 벌거숭이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엄지 공주, 눈의 여왕, 나이팅게일 등과 같은 주옥같은 동화를 썼다. 안데르센 거리는 동 상 뒤 시청사 담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미래 도시를 꿈꾸는 코펜하겐은 자동차 없는 도시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기 위하여 곳곳에 공사가 한창이다. 수많은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도심을 오가는데 자전거 도로가 너무도 잘 만들어져 있다.
안데르센 동상이 바라보이는 티볼리 공원은 세계 최초의 놀이 공원이며 누구나 신분의 차별 없이 놀 수 있다는 ‘티볼리 공원’이 있다. 티볼리공원 창업주였던 안데르센 친구 ‘게오르그 카르스텐센’이 귀족들에게 추방당한 후 친구가 그리워 실제 안데르센 동상처럼 자주 앉아 있었다고 한다.
1941년에 만든 목재 롤러코스터가 아직도 운행 중이라는데 디즈니랜드도 이곳을 힌트로 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크론보르 성은 세계적인 작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번 일정에는 빠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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