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여행기<2>노르웨이 베르겐의 아름다운 풍광
노르웨이 베르겐의 아름다운 풍광
2015. 7. 25
이른 아침 호텔을 떠나 주변 공원과 거리를 산책하며 코펜하겐에서의 아쉬운 여정을 즐긴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무척 여유롭고 거리가 청결하다.
밤이 긴 북유럽에서는 가로등이 도로의 중간에 줄로 매달려 있는데 바람의 영향도 줄이며, 밝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지혜라고 한다.
아침 식사로 준비한 도시락을 호텔 로비에서 먹은 후 공항으로 출발하여 베르겐 행 수속을 밟는다. 탑승인원이 작지만 비행기는 신형으로 말끔한 느낌을 준다. 이륙한 비행기에서 보이는 코펜하겐은 크지 않지만 전원적인 풍광과 북해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1996년 독일 연수 중 스웨덴으로 갈 때 탔던 기차를 페리에 싣고 건너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은 해저터널을 뚫어 통과한다는데 하늘에서 직접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도시처럼 한산한 베르겐에 도착하며 우린 울창한 숲과 한적한 북유럽의 파란 하늘이 우선적으로 반가웠다. 어쩌면 구름 낀 날씨가 될 거라는 예보와는 달리 쾌청한 하늘이 반겨서 좋았다.
노르웨이 베르겐은 피오르드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나 마찬가지이다. 북해 연안에 자리한 항구 도시로 밝고 화사한 원색 건물이 유난히 많아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기분이 즐거워진다. 베르겐은 인구 21만으로 오슬로에 이어 노르웨이 제 2의 도시이다.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연평균 275일 비가 내리는데 7월말부터 8월초까지는 맑은 날이 계속된다고 한다.
1070년 올라브 퀴레 왕에 의해 도시가 형성되었고, 그 후 12세기에서 13세기까지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오슬로에 비해 공기가 맑고 자연이 더욱 아름다운 베르겐은 거주자들에게 노르웨이 최상의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베르겐 인근 플뢰엔 전망대에 오르면 베르겐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푸리쿨라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는데 레일에 바퀴로 된 케이블카를 밧줄로 당겨 운행하는 것이 신기하다. 전망대에 오르니 주변 모습이 한 눈에 보이며 풍광이 너무 환상적이다. 북해와 항구 그리고 구시가지의 지붕들이 조화를 이뤄 카메라 앵글에 가득하다.
이렇게 멀고 먼 베르겐에도 중국의 관광객들이 곳곳에 가득하니 그들의 경제성장을 실감할 수 있다. 일본 관광객과 유럽의 노후 여행객들이 많을 것으로 상상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브뤼겐 거리는 예전 수산물 거래소였는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부두 옆에는 어시장이 열려 관광객들에게 각종 수산물과 과일들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를 비롯해 숱한 곡들이 탄생됐는데 ‘그리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베르겐 어시장에서는 항구 도시 특유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거리의 나무 의자에 나란히 앉아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망원카메라에 담겼다. 말년을 이런 멋진 관광지를 돌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광경이 너무 아름답다. 아울러 장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우리 일행들도 팔걸이의자에 기대어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어 본다. 젊음은 항상 머무는 것이 아니기에 건강할 때 여행도 즐기는 것이다.
베르겐에서 또 하나의 감동은 플롬을 관광하는 것인데 가는 도중 호수에 비친 명경지수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플롬(Flam)은 송네 피오르드(Songne fjord)의 지류인 에올란 피오르드(Aulands fjord) 안쪽에 위치하는데 1340년에 기록에 보일 정도로 오래된 이름이다. 고대 노르딕어로 평평하고 탁 트인 땅이라는 뜻에서 유래하는데 플롬 강의 범람에 관련이 있다고 한다.
19세기 말부터 관광지로 알려져 왔으며, 전 세계에서 매년 4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며 송네 피오르드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변의 피오르드나 바다, 폭포를 찾는 사람들이 이곳을 통과하게 된다.
보스 역에는 2차 대전 때 독일군들이 후퇴하며 아름다운 주택과 건물들을 모두 파괴하였는데 유일하게 목재로 된 첨탑 교회와 플뢰제르 호텔이 남아서 멋진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준다.
보스(Boss)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까마득한 협곡과 6km에 이르는 20개의 터널을 통과하게 되는데 로맨틱 열차 빨간색 플롬 라인이 낭만적이다.
뮈르달에 오르는 내내 펼쳐지는 산악 풍경과 산자락에 남은 잔설 그리고 염소 떼와 양들의 한가한 모습도 아름답다. 뮈르달 역은 해발 866.8m에 위치하며 오슬로까지 연결되는데 플롬과 뮈르달(Myrdal)을 잇는 길이 20km의 플롬바나 산악열차이다.
운행 노선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나며 어떤 구간은 매우 경사가 심하기도 하며 쵸스 폭포의 장관은 가장 멋진 모습이다. 폭포 옆 절벽에서 빨간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신비스런 모습도 압권이다.
꾸불꾸불 협곡을 오르는 트레킹 구간이 보이는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폭포와 협곡의 풍광으로 열차가 달리는 내내 눈 돌릴 새도 없다. 플롬 항에는 퀸 메리호를 비롯해 1년에 131개의 크루즈 여행 배들이 들어오며 플롬과 핀세(Finse)를 잇는 도로는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슈퍼에서 구입한 맥주를 야외에서 마시려다 혼쭐이 난 어이없음도 여행이 주는 하나의 촌극으로 기억된다.
숙소로 향하는 도로는 길고 긴 터널을 몇 군데 지난다. 예전 빈국이었던 노르웨이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받으며 많은 박해와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근래 석유가 생산되면서 선진국이 되고, 국민소득 100,000달러 시대가 열리며 피오르드 사이를 잇는 대대적인 터널 굴착 공사를 추진하여 교통망이 연결되었다.
오슬로와 베르겐 구간의 철도 공사는 1909년에 시작되었는데 1923년에는 송네 피오르드까지 잇는 플롬 간선 공사가 시작되었고, 1936년 가을에 궤도가 설치되었다. 이 궤도는 1940년 8월에 증기 기관차가 다닐 수 있도록 임시 개통하였다가 1944년에 전철이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미르달 고원에서 시작하여 가파른 산허리를 지나 플롬 계곡 기슭까지 궤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는데 노르웨이 공학 기술로 가파른 비탈과 급격한 구부러진 길을 따라 건설되었다. 철도화의 80% 정도가 55도 경사율로 비탈진 노선을 만들었는데 20개의 터널을 뚫어 완공할 수 있었다.
이 중 18개는 수작업을 통하여 건설되었으며, 노르웨이의 산악 풍경을 야생 그대로 볼 수 있게 했다. 깊은 계곡을 가로지르고 강이 흐르며 눈 덮인 산의 가파른 절벽에는 폭포가 떨어진다. 고산 농장은 깎아지른 산비탈에 매달려 플람 계곡의 천연미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송네 피오르드의 지류인 아우틀란드 피오르드의 장관을 보며 열차를 타는 풍광은 이루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래르달 마을에 위치한 숙소는 호적함과 적막감 그리고 노르웨이 산촌 마을의 백야 현상으로 고즈넉했다. 일행들은 준비한 와인과 안주들로 모처럼 담소를 나누며 환한 밤을 밝혔다. 밤 10시가 되며 산등성이에 노을이 지는 모습이 압권이다. 푸르다 못해 검붉은 대자연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커다란 위압감도 든다. 해외의 깊은 산골 동네에서 맛보는 생일의 기쁨도 한껏 여행의 충만함으로 행복감을 준다.
7월 25일 (토)
(SAS 항공으로 코펜하겐→베르겐. 버스로 BOSS 이동. 로맨틱 열차→뮈르달→플롬바나 산악열차→플롬. 래드달 Lindstrom Hotel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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