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원의 <청산별곡>

북유럽 여행기<4>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23

북유럽 여행기<4>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문화와의 만남

최병원  |  여행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문화와의 만남

2015. 7. 27~28

 

여명이 트는 산장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광이 대단하다. 멀리 설산에 아침 햇살이 비추고 대자연의 어둠이 걷히며 호숫가에 서기가 어린다. 구름이 끼었던 날씨는 맑게 개이고 오따강을 따라 일행들을 태운 버스는 1994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릴레 함메르로 이동한다. 언덕을 따라 조망터에 오르고 스키점프대에 섰다. 릴레 함메르의 조망이 압권이다. 오따강을 따라 형성된 이 도시는 근래 교육 도시 인기가 높다. 오슬로가 멀지 않아 관광 인파도 많이 온다는데 평창 동계 올림픽은 행사 후 어떻게 활용할 지 걱정이 된다.

스키 점프대의 계단을 따라 트레킹 하는 현지인들의 생활체육이 부러움을 준다. 낭비하지 않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동계 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하기를 기대해 본다.

 

릴레함메르를 거쳐 오따강을 넘으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며 오슬로로 향한다. 오따강을 따라 호수를 이룬 후 발틱해로 이어지는데 주변 풍광이 무척 아름답고 풍요롭다. 오슬로에 도착하여 현지식으로 점심을 들고 이내 시청사로 향했다.

 

시청사는 1990년 이후로 매년 12 10일 노벨상 평화상을 시상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김대중 대통령도 이곳에서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인상적인 장소이다. 건물 입구에는 백조상이 서 있고, 메인 홀에는 많은 노르웨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데 어려웠던 과거 바이킹들의 생활상이 잘 표현되어 있다.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리는데 세계적으로 평화를 위해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평화상이 각광을 받는 바람에 이곳이 많이 매스컴을 타는 곳이 되었다.

지금의 오슬로 시청사는 1931년에 착공하여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되었다가 1950년에 완성하였는데 두 개의 갈색 치즈란 별명으로 불리는 오슬로의 아이콘이다.

 

항구에 위치하고 2개의 탑을 가진 건물의 내외 벽은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에 의한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모두가 볼륨 있고 힘찬 작품으로 특히 독일군 점령 하에서 고뇌했던 시절을 표현한 것이 많아 국민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2층에는 몽크의 인생이라는 그림이 걸려 있다.

 

부두 옆에는 1290년에 만든 요새 아케르후스 성이 있는데 왕궁으로 사용되던 것을 지금은 교도소로 사용한다고 한다. 오슬로는 900여 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던 도시이다. 오슬로는 여름이나 해를 거의 볼 수 없는 겨울에도 늘 패기 있는 분위기를 발산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때는 8세기 이후로 바이킹의 활동이 두드러져 바이킹의 수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피오르드의 북쪽 안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인구는 465,000명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수도와 달리 시골과 같은 한적함을 느끼게 하는데 면적의 3/4이 삼림과 전원지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과 겨울 내내 수영과 스키를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시청사를 둘러보고 바이킹 박물관으로 향하는데 부근 왕궁 말 사육장과 부촌을 지난다.

바이킹 전시관에는 피오르드에서 발견된 3척의 오세베르그호, 고크스타호, 투네호 바이킹 선을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오세베르그호는 9세기 초에 건조된 것으로 35명의 노젓는 사람과 돛을 이용해 항해하였다. 오세베르그호에서는 각종 장식품과 부엌용품, 가구류가 발견되었으며, 50년 정도 사용된 후 오사 여왕의 관으로 사용되었다.

 

9세기에 만들어진 고크스타호는 32명의 노젓는 사람과 돛으로 항해한 전형적인 바이킹 선으로 12마리의 말과 6두의 개, 짐승머리로 장식된 침대, 3척의 보트 등이 발견되었다. 투네호는 배 밑바닥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대부분 부패된 채 발견되었는데 원거라 항해용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이며, 배들의 이름은 발견된 지명을 따서 붙여졌다.

 

박물관 밖 벤치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고 구스타프 비겔란 조각 공원으로 향한다. 오슬로의 광활한 벌판과 언덕에 조각공원을 만든 노르웨이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프로그네르 공원(Frognerparken)으로 불리는 비겔란 조각공원은 193점에 이르는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작품으로 조성되어 있는 거대한 공원이다. 입구부터 중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관련된 조각품들이 펼쳐져 있으며, 윤회에 대한 동양적인 사상조차 엿볼 수 있다. 입구 정면에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으며, 중앙의 분수대에는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하고 있다.

 

특히 공원의 끝부분에 위치한 높이 17m의 모노리텐이라 불리는 조각품이 있는데 걸작이다. 화강암에 조각된 121명의 남녀상은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비겔란에 의해 제작된 석고 모델을 세 명의 석공이 14년에 걸쳐 제작한 것이다. 조각공원에는 인간의 일생을 표현한 58개 청동상으로 장식된 다리와 동물들을 투조한 철제 정문도 이색적이다.

 

자동차가 붐비는 저녁 무렵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지만 주차가 어려워 다음날로 관람을 미루고 숙소로 향한다. 숙소는 코펜하겐에서 묵었던 호텔과 이름이 같다.

 

이른 아침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오슬로의 심장을 만나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로 발길을 돌렸다. 빙하 모양을 상상하여 지어진 오페라 하우스는 지붕으로 올라 피오르드를 조망할 수 있다. 삼각형 모양을 형상화한 건물은 특이하기는 했지만 멋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부산에 짓는 오페라 하우스도 같은 사람이 설계한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국립박물관에서는 뭉크와 노르웨이 작가들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는데 줄을 서서 입장하여 전시장 25개 홀을 돌아보았다.

 

자연을 소재로 그린 그림과 예전 박해와 어려웠던 시절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뭉크의 특별전이 열리는 곳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뭉크의 그림 중 절규는 너무 난해하여 이해하기 힘들었고, 다른 작품들도 설명을 듣지 않으면 의미를 알지 못하겠다. 뭉크의 대표작은 절규, 뱀파이어, 별이 빛나는 밤, 마돈나, 키스, 카를 요한의 저녁 등이 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일행들은 쇼핑과 왕궁 관람 팀으로 나뉘어 오슬로 시내를 둘러보았다. 왕궁은 1825년부터 1848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카를 요한스 거리 서쪽 끝의 공원에 둘러 싸여 있다. 왕궁 앞에는 스웨덴 왕으로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카를 요한의 청동 기마상이 서 있다. 궁전 내부는 볼 수 없지만 궁전 주위는 공개하므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오슬로 최대의 번화가로 알려진 카를 요한슨 거리는 샤갈 미술관이 있는데 450점에 이르는 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도심에 비가 뿌리고 어느덧 북유럽에도 여름이 가는 느낌이다.

오슬로 시내는 곳곳에 공사가 한창인데 6~8월의 여름이 되어야 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현대와 과거 그리고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오슬로의 아름다운 시가지와 피오르드는 이번 북유럽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다.

 

일행들을 태운 버스는 다음 여정이 시작되는 스톡홀름으로 가기 위하여 칼 스타드로 향했다. 무려 4시간이 걸리는 먼 여정이 숲과 호수 그리고 삼림에 파묻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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