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원의 <청산별곡>

동티벳 여행<2>

레이디타임즈 2015. 11. 23. 11:25

동티벳 여행<2> 최병원의 <청산별곡>-헤이쉐이 비경과 황하제일구곡만

최병원  |  여행가

 

2015.10.9.(금) 흐림

 

새벽에 잠을 깨어 오늘 일정을 준비한다. 이번 여정은 조금 빠른 느낌이다. 아직 가을 모습을 보기는 애매하다. 오히려 늦여름의 모습과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가을 단풍을 기대한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후반부 일정인 당링 설산은 단풍이 물들기를 바래본다. 차마 고도 투어는 10월 말경 일정이 제격일 것 같다. 조금 이른 일정으로 동티벳 풍경의 진면목을 다 보지 못할까 아쉽다.

 

여행은 시기와 날씨가 정말 중요하다. 관광지의 모습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각종 자료를 확보하여 지역별로 적기를 맞춰야 한다. 아침 기상과 더불어 밖을 보니 구름이 많다. 또한 약간의 두통이 오고 있음이 감지된다. 두통에 잘 듣는 감기약을 복용하도록 일행들에게 알린다.

 

쌀죽과 빵 그리고 계란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서둘러 쓰촨성 아바장족자치구 북쪽인 헤이쉐이(黑水)현 다구(达古) 빙촨(达古)으로 향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니면 비수기라서인지 전용버스가 관람객이 만원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8 35분 출발한 버스는 일행들을 태우고 다구 빙촨 계곡 속으로 들어선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첫 번째 호수를 만나는데 장족들이 사는 집과 황금 원숭이가 서식한다.

 

타르초가 날리는 금후해(金猴海)에 비친 주변 풍광과 옥빛 호수가 너무 아름답다. 호숫가에 내려 준 버스는 원숭이가 몰려 있는 지점에 먼저 가서 기다리는데 먹이를 주니 떼로 몰려든다. 조금 더 오르면 두 번째 호수인데 바로 홍군 아치교를 지난다. 꾸불거리는 계곡에는 노란 단풍이 서서히 물들었는데 조금 이른 편이다. 명경지수를 이룬 호수에는 주변 경치와 설산 모습이 어우러져 만산홍엽이다.

 

꾸불거리는 오르막을 한참 가면 케이블카 정류장이 나타난다. 눈이 내린 설산을 케이블카를 타고 다구 빙촨을 오르니 산정은 온통 하얀 은빛 세상이다. 해발 4,860m의 산정은 호수가 있고 주변 연봉이 병풍처럼 우람하다. 전망대에서 머무는 동안 모두들 현기증을 느끼거나 호흡이 곤란하여 바로 하산을 서두른다.

 

케이블카로 하산한 후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붉은 돌들을 보게 되는데 이끼가 바위에 기생하여 이룬 형태이다. 4시간의 다구 빙찬 관람으로 일정이 바빠졌다. 점심도 거른 채 헤이쉐이를 떠나 황하구곡제일만을 보기 위하여 탕거로 이동한다.

 

고개를 넘는 도중에 눈도 내리고 비도 온다. 황하와 장강의 분수령을 지나니 대평원의 연속이다. 오후 5시까지 입장권을 파는 탕거 마을에서 표를 구한 후 황하구곡제일만을 보는 여정은 고난의 길이다. 대평원을 지나는 길은 공사와 훼손으로 위험과 곡예운전의 연속이다.

 

황하구곡제일만(黃河九曲第一灣)은 황하가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깐쑤성과 쓰촨성으로 유입되어 루얼까이 대초원에서 고산(高山)을 만나 물길이 180° 회전하여 다시 칭하이성으로 되돌아가는 곳을 말한다. 이곳 제일만은 황하가 시작되며 만든 첫 번 째 절경으로 대평원에 S자 모양의 사행천이 흐르는 모습의 장관을 수놓은 절경이다.

 

조망터에서 보이는 황하의 흐름은 대자연이 만든 경이로움이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이곳의 낙조를 찍기 위하여 몰려든다. 이들이 묵을 곳을 마련하기 위해 탕거 마을은 호텔과 식당 등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검은 구름이 덮인 황하구곡제일만은 아쉽게도 방문자들에게 멋진 낙조의 모습을 보여 주길 꺼린다. 모두들 허기를 참지 못하여 꼭대기 조망터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서 내려와 탕거 마을로 향한다.

 

다구 빙촨을 다녀온 후 일행이 탈이 났는데 구토와 차멀미를 심하게 하고 식사도 전혀 못한다. 특히 좋지 않은 도로를 바쁘게 이동하다보니 안정이 더 어려웠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밤길 도로를 3시간 반 정도 달려 겨우 숙소인 아바에 도착했다.

 

동티벳 여정이 만만하지 않음을 실감한 하루였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감과 멀미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인 아바호텔은 시설이 좋았다. 전기히터가 있어 침대 바닥이 따뜻하고 샤워시설도 있어 하룻밤을 편히 쉬었다. 내일의 여정은 주즈를 지나 쓰촨성 써다까지 이동해야 한다.

 

 다구(达古) 빙촨(达古) : 아직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모택동 대장정 시절 홍군이 넘은 5개의 설산 중 하나이다. 규모와 아름다움에 압도되는 거대한 빙하지구인데 각종 야생화와 호수 그리고 야생 황금 원숭이가 살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4,860m) 전망대에 오르면 알프스 같은 설산의 연봉을 볼 수 있다.

 

▼ 택나조(澤娜措) : 헤이쉐이(黑水) 장족 언어에서 택나(澤娜)는 방생이라는 뜻이고, 조(措)는 호수, 즉 방생의 호수라는 뜻이다. 당시의 장족들은 이곳에서 방생하여 오곡이 풍성하고 소와 양이 무럭무럭 자라며, 평안과 행복을 빌었다.(현지 표지석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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